[글로벌경영 포커스] 좋은 보스·나쁜 보스의 차이점은?
2010-09-22 21:46
포춘, 마크 허드 전 HP CEO '뒤끝'…스티브 잡스 애플 CEO '개과천선'
(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리더가 저질러서는 안 되는 죄악은 무엇일까.
로버트 서튼 스탠포드대 교수는 최근 선보인 '좋은 보스, 나쁜 보스(Good Boss, Bad Boss)'라는 저서에서 조직의 위상을 끌어내리는 리더의 특성으로 자제력 부족, 조직에 대한 무지와 무관심, 지나친 자만심 등을 꼽았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춘은 21일(현지시간) 서튼이 사례로 든 좋은 보스와 나쁜 보스 4명을 소개했다.
마크 허드 휴렛팩커드 전 최고경영자(CEO)가 나쁘게 변한 리더 1순위로 꼽혔다.
허드는 비용 절감으로 HP의 실적 개선에 지대한 역할을 했지만 최근 성추행 혐의로 내부 조사까지 받으면서 HP의 이미지를 실추시켰다.
HP이사회는 조사 끝에 "허드가 성희롱 관련 사내규정을 위반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며 허드의 자존심을 세워줬지만 그는 최근 경쟁사인 오라클의 공동 사장으로 영입되면서 HP의 기업비밀까지 위협하고 있다.
포춘은 과오에 대해서는 단호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CEO계의 악동으로 알려진 도브 채니 아메리칸어패럴 CEO도 시작은 좋았지만 씁쓸한 뒤끝을 남겼다.
그는 저임금을 좇아 해외로 공장을 이전한 기업과 달리 미국에서 의류 제조를 시작해 이른바 '윤리적인 티셔츠'를 표방하며 업계에 새 바람을 일으켰다.
하지만 속옷차림으로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등 괴짜스러운 행동과 부적절한 언행은 금융위기에 실적악화로 이어졌다.
포춘은 사회적인 규범을 깨는 채니의 행동에는 혁신적인 요소가 있지만 방만한 경영을 합리화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초기의 실패를 거울삼아 재기에 성공한 리더도 없지 않다.
스티브 잡스 애플 CEO가 대표적인 '개과천선'형 리더로 꼽힌다. 실적악화와 부실경영으로 1985년 자신이 창립한 애플에서 쫓겨났던 잡스는 10여년만에 복귀해 1997년 MP3 플레이어 '아이팟'으로 쓰러져가던 애플을 되살는 데 성공했다.
잡스의 자신감은 조나단 이브 디자인총괄이사나 팀 쿡 최고운영책임자(COO) 등 자신의 능력을 보완해줄 수 있는 든든한 조력자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포춘은 설명했다.
이밖에 포춘은 미국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도 독립전쟁 기간 중에 보여준 미숙한 판단력과 전략적인 실수에도 불구하고 미국인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통해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며 처음보다 마무리가 좋았던 리더로 꼽았다.
kirimi99@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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