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러시아 공습 개시"…첨병 '쏠라리스' 공개

2010-09-23 08:08

(러시아ㆍ상트페테르부르크=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현대자동차가 러시아 공장을 준공했다. 글로벌 자동차업체 중 유일하게 현지 공장이 없었음에도 수입차 시장 점유율 3위에 올랐던 현대차로써는 날개를 달개된 것이다.

특히 공장 준공과 함께 러시아 전략 소형차 '쏠라리스'를 전격 공개하며 러시아 시장 공략에 힘찬 발걸음을 내딛었다.

◆"더이상 '약점'은 없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해 1월 완성차 수입관세를 25%에서 30%로 인상했다. 당초 한시적으로 적용될 방침이었던 수입관세 인상조치는 지난해 10월에 이어 올해 7월에 각각 두차례 연장되며, 폐지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현지 생산 공장이 없는 현대차에게는 다른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는 시장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하지만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이 준공되면서 현대차의 고민도 함께 사라졌다.

러시아공장은 완성차 생산설비와 부품-물류 창고 및 차량 출하장 등 부대시설을 포함 총 건평 약 10만㎡의 규모로, 외국계 완성차 업체로는 최초로 '프레스-차체-도장-의장 공정'의 전 공정을 하나의 공장에서 수행하는 '완성차 공장(Full-cycle plant)'이다.

특히 러시아공장은 자체적으로 프레스공정을 가지고 있어 자동차 강판의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고, 생산 원가를 낮추는 한편 신 모델 도입시에도 발 빠른 대처가 가능하다.

전 과정이 컴퓨터에 의해 통제되는 차체공정은 84개의 로봇에 의해 83%의 공정이 자동화된 최첨단 공정으로, 이 공정에서 차체의 용접을 통해 완성차의 겉모습이 대략적으로 만들어진다.

천귀일  현대차 러시아공장(HMMR) 공장장은 "인도, 중국, 체코 등 신흥시장 공장 추진 경험을 통해 얻은 노하우를 공정설계나 설비구축, 인력운영, 대외협력 등 러시아공장 설립 과정에 적극 활용해 공장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현대모비스를 포함한 11개 부품업체들이 상트페테르부르크 인근 지역에 동반 진출, 시장 환경 변화에 유연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됐다.

   
 
현대차 러시아공장(HMMR)의 전경.

◆'비밀병기'도 공개

글로벌 경기침체 이후 러시아 정부의 폐차인센티브 정책에 힘입어 폭발적인 신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ㆍ소형 시장. 현대차는 이런 흐름에 발맞춰 쏠라리스를 러시아공장 준공과 함께 공개했다.

라틴어로 '태양'을 뜻하는 쏠라리스는 이미 지난달 모스크바모터쇼에서 쇼카(Show Car)로 공개돼 현지 언론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현대차는 우선 4도어 세단 모델을 내년 초 러시아 시장에 선보이며, 5도어 해치백 모델은 내년 중순부터 시장에 투입한다. 생산이 궤도에 오르는 2012년부터는 연간 7만5000대 이상을 생산, 판매할 계획이다.

쏠라리스의 가장 큰 특징은 도요타 야리스 등 기존 동급 소형차들에 비해 전장은 늘고 전고는 낮아져 한층 스포티한 모습(전장 4370mm, 전폭 1700mm, 전고 1450mm)을 뽐내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1.4 감마 엔진과 1.6 감마 엔진을 탑재해 동력성능과 친환경성도 크게 높였다. 이밖에 러시아의 춥고 겨울이 긴 환경적 요인을 고려해 '윈드실드 와이퍼 결빙 방지 장치(Windshield deicer)' 등 맞춤형 사양을 대거 적용했다.

한편 현대차는 쏠라리스의 성공적인 러시아 시장 안착을 위해 2009년 말 기준 120개였던 현지 딜러점을 2011년까지 150개로 늘릴 계획이다.

   
 
현대차가 러시아공장 준공과 함께 공개한 현지 전략 모델 '쏠라리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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