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어원 "하반기 주말드라마 저속표현 상반기 2배"
하반기 들어 공중파 방송3사의 주말 드라마에 등장하는 저속한 표현이 상반기의 두 배가량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국어원은 지난 8월 한 달간 방송된 KBS '결혼해주세요', MBC '글로리아', SBS '이웃집 웬수' 등 공중파 3사의 주말 드라마 27회분을 조사한 결과, 비속어와 욕설을 비롯한 저품격 언어가 945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14일 밝혔다.
이는 지난 4월 '수상한 삼형제'(KBS)와 '민들레 가족'(MBC), '이웃집 웬수'(SBS)의 24회분에 걸친 적발 건수 429건과 비교할 때 100%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지적된 저품격 언어를 유형별로 보면 비속어가 761건(80.5%)으로 가장 많았고 성차별적 표현 110건(11.6%), 욕설 28건(3.0%), 인격모독 19건(2.0%) 등으로 파악됐다.
이밖에 폭력적 표현, 지역차별, 외모 비하 등 표현도 적발됐다.
프로그램별 적발 건수는 MBC '글로리아'가 616건으로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KBS '결혼해주세요' 253건, SBS '이웃집 웬수' 76건 순으로 조사됐다.
4월의 조사대상이었던 '이웃집 웬수'의 저속한 표현은 약간 줄어든 반면 새 드라마인 '글로리아'와 '결혼해주세요'의 경우 '민들레가족'이나 '수상한 삼형제'보다 저속한 표현이 훨씬 많아졌다고 국립국어원은 지적했다.
저속한 표현의 대표적 사례로는 '뻑이 갔었어' '지랄스러우실까' '돌대가리 새끼' '겁대가리 짱 박았구나' '치사빤스하게' '미꾸라지 쌈싸먹는' '싸구려 여자' 등이 꼽혔다.
국립국어원은 이번 주말 드라마 조사에 이어 일일 드라마, 체험 및 일반 예능프로그램에 대한 저속한 표현 2차 조사도 곧 실시할 예정이다.
국립국어원 관계자는 "언어 표현은 예능프로의 경우 거의 PD에게 달려있지만 드라마는 작가의 영향이 절대적이라고 볼 수 있다"며 "새로 시작한 드라마의 작가들이 시청률을 의식해 자극적인 표현을 쓰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득관 기자 dk@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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