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장 노사간 갈등 '첨예'···공연 재개 여부 '오리무중'
(아주경제 이미호 기자) 국립극장과 국립극장 예술단원 노조 간 갈등의 골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
성과연봉제 도입, 오디션 제도, 휴가 축소 등을 중심으로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8일 저녁 8시 예정돼 있는 '소울(Soul), 해바라기' 공연 재개 여부도 '오리무중'이다.
8일 임연철 국립극장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관객을 볼모로 하는 쟁의 행위에는 단호히 대처할 수 밖에 없었다"며 "공연을 지연시키는 것은 관객에게 더 이상 예의가 아닌것 같아 지난 7일 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 개막작품인 '소울, 해바라기'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국립예술단체가 노사간 갈등으로 공연을 취소하는 일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국립극장 노조에는 국립무용단, 국립국악관현악단, 국립창극단 등 3개 전속 단체의 노조가 소속돼 있다.
노조는 지난 7일 공연 시작 전, 공연을 30분 동안 지연시키는 내용의 안내문을 공연장 현관에서 배포했다. 이에 극장은 공연을 취소하고 당일 방문했던 600명의 관객들에게 티켓의 110%에 해당하는 금액을 환불했다. 또 교통비로 1만원을 지급하고 셔틀버스를 운영했다.
극장과 단원 간 갈등의 핵심은 연봉제다. 극장 측은 기본연봉 70%에 성과급 30%를 내세우고 있는 반면, 노조는 기본연봉 90%에 성과급 10%를 주장하고 있다.
임 극장장은 "성과연봉제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는 타 국립예술단체(기본 연봉 60%, 성과급 40%)만 보더라도 형평성이 맞질 않는다"며 "국립극단이나 국악원과 비교했을때 우리는 재단법인이 아니기 때문에 (그나마) 30%로 된거다"라고 말했다.
이에 노조는 극장 측이 법인화 과정에서 단원 신분을 비정규직화하기 위해 극장 측이 연봉제를 강요하고 있다는 주장했다.
조영규 국립극장 예술위원장 직무대행은 "지난달 26일에 극장측 실무자가 처음 제시한 기본급 90%, 성과급 10%를 조건부로 수용하기로 했는데 (극장 측이) 하룻밤 사이에 돌변해 성과급 30%를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과급 30%도 단원들의 임금에서 일괄적으로 떼서 5등급으로 나눠주겠다는 것"이라며 "전체단원 중 약 30% 정도에 해당하는 4등급자, 5등급자들은 실질적으로 임금을 훨씬 적게 받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오디션제도 관련, 극장 측은 연 1회 실시하고 평가반영 비율을 50%로 할 것을 주장하고 있지만 노조 측은 2년 1회 실시와 평가반영 비율 10%를 요구하고 있다.
노조 측은 일단 다음달 30일까지 열리는 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 기간에 피켓 시위를 하는 등 투쟁을 이어나갈 방침이다.
한편 8일 예정된 국립무용단의 '소울, 해바라기' 2차 공연 재개 여부는 이날 오후 4시부터 진행된 노조 회의 결과에 따라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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