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후반기 화두 '공정사회'로 못박아

2010-09-07 19:21
MB, 안상수 대표와 첫 당청 월례회동

(아주경제 김영욱 기자)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의 7일 첫 당청 월례회동에서는 집권 후반기 국정지표인 '공정한 사회'를 향한 이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가 표출됐다.

이 대통령은 "우리 사회에 권력과 이권을 같이한다고 하는 사람들이 아직 있는데 이것은 시대착오적"이라고 비판했다.

또 "우리 모두 대단한 소명의식이 있어야 한다"며 '공정한 사회' 구현을 위한 비상한 자세를 여권에 주문해 집권후반기 드라이브의 화두를 '공정한 사회'로 못 박았다.

이 대통령은 공정사회의 기준에 대해 "기회를 균등하게 주는 것"이라면서 "결과는 자기가 책임지는 것이지만, 기회를 균등하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참석한 안형환 한나라당 대변인이 전했다.

이 같은 언급은 우리 사회 전반에 퍼져 있는 불공정한 관계를 청산, 사회 부조리에 따른 비효율을 제거하고 국민 인식을 전환함으로써 불편부당하지 않는 새로운 질서를 형성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인사청문회에서 도덕성 논란 끝에 낙마한 총리 후보자와 장관 내정자, 딸 특별채용 논란을 빚은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의 경질 과정에서 적용됐던 잣대를 향후철저하게 적용해 가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청와대는 조만간 공정사회의 기준과 원칙, 구체적인 적용방안 등을 담은 '공정 로드맵'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한나라당에 대한 주문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최고위원들도 단합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면서 "여당 내 분파된 모습은 국민이 좋아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좀 더 책임 있는 정당의 모습을 보여달라"고 주문했다.

정치권에선 7.14 전당대회 이후 표면화됐던 일부 최고위원간 '갈등'과 '반목' 등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최근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딸의 외교부 특혜 채용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서는 "옛날식 기준으로 오다보니 이런 일이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대북 지원문제에 대해서는 "남북관계도 건강한 관계가 돼야 한다. 국민수준이  높다"라며 "그래서 적절하게 하려고 한다. 적십자사에서 대북지원을 하려고 한다는데 이것도 일보 전진"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자리에서 안 대표는 인사가 끝나자 마자 이례적으로 준비한 메모지를 꺼내며 "한 말씀 드리겠다"고 말을 건넨 뒤  민감한 이슈를 건드렸다. 

특히 안 대표는 이 대통령 앞에서 기존의 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이 문제가 있음을 꼬집었다.

그는 "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이 개편돼야 한다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있다. 국민 목소리를 반영해 폭넓게 정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정부에서는 국민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정책을 발표할 때 사전에 당정협의를 충분히 하는 게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당정 협의가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안 대표의 이같은 이례적인 행동은 청와대에 대한 당의 불만을 작심하고 쏟아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달렸다.

한편 참석자들은 1시간 30분동안 우거지탕에 죽 등을 들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환담을 나눴다.

임태희 대통령실장은 '우문현답'이라는 4자성어를 이용, '우(우리의)-문(문제는)-현(현장에)-답(답이 있다)'는 조크를 던졌다. 이재오 특임장관이 "잠자지 않고 24시간 일하겠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잠도 자지 말란 말은 아니다"라고 받아쳐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 대통령은 내달 4일로 예정된 국정감사 이전에 국회 의장단과 상임위의장단, 한나라당 의원 전원을 청와대로 불러 의견을 들어달라는 안 대표의 요청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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