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 행운의 첫승 …"수연아 미안해"
2010-09-05 17:44
(아주경제 윤용환 기자) "(장)수연이에게 너무 미안해서 말이 안 나와요"
변덕스런 속에서도 끝까지 참고 기다린 이정은(22·호반건설)이 마침내 시즌 첫 승을 신고했지만, 오히려 표정은 밝지 못했다.
이정은은 5일 경기도 화성시 동탄면 리베라CC 파인힐ㆍ체리힐코스(파72, 6500야드)에서 끝난 KLPGA투어 ‘현대건설 서울경제 여자오픈’ 마지막 날 6언더를 몰아치며, 최종합계 7언더 209타를 기록해 아마추어 장수연(16·함평골프고1)과 연장 승부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마지막 18번 홀을 마쳤을 때 리드보드에는 9언더를 기록한 장수연의 이름이 올라 있었다. 그러나 경기위원회측은 우승축하를 받던 장수연에게 15번 홀에서 골프규칙 8조 2항 ‘플레이 선의 지시’ 위반으로 2벌 타를 부여한다고 밝혔다.
장수연이 15번 홀 어프로치샷을 하던 순간 2m 앞에 골프백이 홀 방향을 가리키고 놓여 있었다.
연장 승부에 들어가자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내리기 시작했고 경기는 잠시 중단 됐다. 18번홀(파5)에서 속개된 연장 첫 홀에서 이정은은 50cm짜리 파 퍼팅을 성공시킨 반면 장수연은 2m 파 퍼팅을 놓치고 말았다.
장수연은 다 잡은 우승컵을 규정 위반이라는 뼈아픈 실수로 날려버리고 말았다.
이정은은 “(장)수연이의 실수로 기회가 왔던 것 같다"며 "하반기 감이 좋아서 조금만 더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아깝게 우승을 놓친 장수연은 “내 앞에 백이 놓여있었는지 그 때는 몰랐다. 화면을 보고 깜짝 놀랐다”면서 “아쉽긴 하지만 친한 (이)정은 언니가 우승을 해서 괜찮다.”고 말했다. 이어 장수연은 “이번 기회를 통해 룰도 많이 배우고 좋은 경험을 했던 것 같아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김하늘(22,비씨카드)은 마지막 날 1타를 줄이는 데 그쳐 최종합계 5언더파 211타로 단독 3위에 올랐고 조윤지(19,한솔)는 최종일 7타를 줄이는 저력을 발휘하며 최종합계 3언더파 213타로 단독 4위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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