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환 장관 전격 사퇴, 그 배경은?

2010-09-04 16:46

(아주경제 김희준 기자)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4일 오전 전격 사퇴는 청와대 인사 청문회로 악화된 여론의 흐름이 결정적이였다. 

지난달 31일 5급 사무관 특별 채용에서 유 장관의 딸이 다른 후보자를 제치고 '나홀로 합격'된 것이 2일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즉각 네티즌을 중심으로 '특혜' 의혹이 제기됐고, 비난 여론은 갈수록 거세졌던 것.

이에 야당은 물론 여당인 한나라당에서조차 비판적 의견이 제기됐고, 네티즌들의 성토로 외교부 홈페이지가 일시 다운되는 사태도 발생했다.

이에 3일 핵심 참모들과 회의를 거친 유 장관은 3분 동안의 짧막한 브리핑을 통해 솔직한 사과와 해명을 했다. 특히 유 장관은 기자회견을 자청, 딸의 특채 응모를 취소하고 국민들에게 사과했다.

하지만 이후 외교부가 유 장관 딸의 특채를 위해 공모요건을 변경했다는 주장과 유 장관 딸이 과거에 부적절하게 근무했다는 등 의혹이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면서 여론은 더욱 악화됐다.

이에 2차례 특혜 논란을 보고받은 이 대통령이 철저한 경위조사를 지시하고 정치권의 기류가 사퇴 쪽으로 기울었다. 특히 이 대통령의 경위조사 발언 이후 행정안전부는 즉각 특별인사감사팀을 외교부로 보내 인사담당자들을 상대로 유 장관 딸의 채용경위와 과정 및 절차를 집중 조사하는 등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갔다.

결국 안팎으로 조여오는 압박 속에 유 장관과 참모들은 곤혹감을 감추지 못했고 유 장관은 3일 밤부터 사퇴 의사를 굳히고 청와대측과 전화로 거취 문제를 논의했다는 후문이다.

특히 유 장관으로서는 당장 5일 청와대에서 열리는 장.차관급 워크숍과 7일 예정된 국회 외교통상위원회 참석 등이 큰 부담으로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사태가 급박하게 돌아가자 신각수 외교1차관과 천영우 외교2차관 등 주요 간부들은 4일 오전부터 외교부 청사에서 긴급 대책회의를 했고, 이후 유 장관은 "마음을 비웠다"는 자신의 심중을 전했다는 관계자의 전언이다. 결국 김영선 대변인이 '사의표명'을 공식 발표했고,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사의를 수용했음을 공개했다.

h9913@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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