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韓 은행 건전성지표 의문투성"

2010-08-26 17:17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26일 우리나라 은행들의 건전성 지표에 의문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S&P는 이날 국제금융센터 초청으로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글로벌 경제와 한국 신용등급 전망' 세미나에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의 부실 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했다.

S&P 권재민 상무는 "PF 부실채권 비율이 올해 상반기 7~8%로 급등한 데 이어 앞으로도 손실이 쌓여 이 비율이 20%를 넘을 것"이라며 "주요 은행의 연체율이 1% 안팎인 가운데 부실채권 비율이 급등한 것은 의심스러운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권 상무는 감독 당국의 검사 등 `특별한 이벤트'가 있을 때 대손 충당금이 갑자기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고 꼬집으면서 "실제 쌓아야 하는 규모보다 충당금을 덜 쌓다가 뒤늦게 메우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뿐만 아니라 대출의 부실 여부를 판단하거나 연체율을 측정할 때 뭔가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는 의문이 든다"며 "국내 은행들은 부실 채권을 분류하거나 충당금을 쌓는 기준을 투명하게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채 증가세에 대해서는 "민간 부문의 차입이 꾸준히 늘어나는 가운데 가계 부채가 가처분소득에 견줘 많은 편"이라며 "가계 대출의 변동금리 비중이 90%에 달해 금리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별도 해명자료를 내고 "자산건전성은 연체, 부도발생 외에도 미래의 채무상환능력 등을 반영해 분류하기 때문에 연체율만 보고 건전성 분류가 의심스럽다고 지적한 것은 타당성이 없다"며 "2분기 부실채권비율이 상승한 것은 기업구조조정 추진과 부동산 PF 등 잠재부실을 조기 인식한 결과"라고 반박했다.

금감원은 또 "자산건전성 분류 및 대손충당금 적립기준은 관련 규정 및 세칙에 명확하게 규정돼 있다"며 "부실채권을 분류하거나 충당금을 쌓는 기준을 투명하게 운용해야 한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S&P는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5.5~6.0%, 내년 4.3~4.8%로 제시했다.

한국 등 아시아권에서 역내 교역 비중이 커져 선진국 경기 변동의 영향력이 줄어드는 점은 정부 신용등급 전망의 긍정적 요인으로 꼽았다. 부정적 요소로는 인구 고령화를 꼽으면서 "한국은 2015년 이후 경제활동인구가 줄어 재정 부담과 저축률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경제에 대해서는 "지난해 3분기에 침체를 끝내고 앞으로는 느린 회복 속도가 예상된다"며 "다만 회복세가 들쭉날쭉한 가운데 금융 시장의 경색이나 유가 급등 등으로 최악의 경우 올해 말 `더블딥(이중 침체)'에 빠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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