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S 조기부과·감속운항 하반기 '업황'도 문제없다

2010-08-26 17:32

(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최근 들어 미국ㆍ유럽의 '더블딥'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글로벌 해운시황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이들 국가의 경기침체는 물동량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에 자칫하면 지난해와 같은 불황을 겪을 수 있다.

하지만 한진해운ㆍ현대상선 등 국내 컨테이너 선사들은 성수기 할증료(PSS) 조기부과, 감속운항으로 인한 비용절감 등으로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순항할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 지난 6월부터 태평양노선(E/B)에 1FEU(40피트 컨테이너 1개)당 400달러의 성수기 할증료를 부과했다. 이는 태평양노선 안정화 협의체(TSA)가 제시한 부과시점보다 약 2개월 앞당겨진 것. 당초 TSA는 8~11월 할증료를 부과할 예정이었다.

성수기 할증료의 부과는 컨테이너영업의 업황을 가늠해볼 수 있는 척도다. 업황이 좋을 때는 성수기 할증료 부과기간이 길어지고, 좋지 않을 때는 짧아지거나 적용자체가 어려워지기도 한다.

따라서 운임인상(GRI)협상이 종료됨과 동시에 성수기할증료를 조기에 부과하는 것은 한진해운의 업황에 대한 자신감을 의미한다.

실제로 대형 컨테이너업체들의 2ㆍ4분기 운항 선박은 지난 4월에 이미 100%에 가까운 예약율을 달성했다. 컨테이너 운임지수 'HR용선지수(HRCI)'도 큰 폭으로 올랐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HRCI는 지난 25일 기준 695.8을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해 348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강성진 동양종합금융증권 애널리스트는 "PSS 가 조기부과 되고 태평양노선에서 50%의 적용율을 보인다고 가정할 때 한진해운의 연간 연간 영업이익규모는 6226억원에서 7452억원으로 상향조정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세계 컨테이너 물량 중 비중이 가장 높은 미국 물동량 자체가 증가하고 있는 점이 고무적이다. 전미소매협회(NRF)는 지난 5월 발표한 자료에서 올 3분기까지 미국항만의 컨테이너 물동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NRF는 이 자료에서 "현재 수치들은 소매업자들이 이번 여름시즌 판매량이 증가할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가을시즌에도 긍정적인 업황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밖에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선박공급 과잉 우려도 해소되고 있다. 올해 4월까지의 컨테이너선 인도량은 42만 TEU(20피트 컨테이너 1개)로 연초 전망치 54만 TEU에 비해 77.2%에 불과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상존하나, 급격한 물동량 감소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난해 최악의 상황을 슬기롭게 해쳐 나간 것처럼 다양한 자구책 마련으로 지속적인 실적 성장을 이루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ironman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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