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정국 유정복이 '눈에 띄네'

2010-08-19 17:54

부동산 투기 등 대부분 후보자 곤혹 속
의혹 없어… 野마저 "흠 없는 유일 후보"


(아주경제 장용석·차현정 기자) ‘8·8개각’에 따른 국회 인사 청문 대상자 가운데 유독 ‘튀는’ 인물이 있다. 바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비서실장’이었던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후보자다.

위장전입, 부동산 투기 등 각종 의혹 제기와 이에 따른 야당의 공세로 대부분의 후보자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유 후보자만 아직 이렇다 할 논란이 없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요청서에 따르면 유 후보자는 육군 중위로 병역을 마친데다 본인이나 배우자 명의의 소유 주택이 없는 무주택자다. 그 흔한 위장전입 의혹도 발견되지 않았다.

때문에 야당에서마저 “그나마 흠 없는 후보자는 유 후보자뿐인 것 같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박병석 민주당 의원은 “참여정부 시절의 기준을 적용하면 (청문회를) 통과할 사람이 잘 해야 한 명”이라며 유 후보자를 꼽았다.

물론 역대 청문회를 볼 때 국회의원이 장관으로 입각할 땐 일단 선출직 공무원이란 점에서 상대적으로 ‘후한’ 대우를 받는 측면이 있어왔다. 그러나 이재오·진수희·박재완 등 다른 전·현직 의원 출신 후보자들에 대해선 이런저런 의혹 제기가 잇따른 점을 비춰볼 때 유 후보자는 상대적으로 야권의 ‘사정권’에서도 일정 부분 비껴서 있다는 평가다.

다만 민주당에선 유 후보자의 장녀(23, 대학생)가 본인 명의로 5700만원의 예금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그에 대한 증여세 납부 실적이 없다는 점 등을 지적, 해명을 요청한 상태다.

민주당 관계자는 “채무관계에서도 다소 미심쩍은 부분이 있어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유 후보자의 청문회는 개인의 도덕성 시비보다는 입각에 대한 정치적 배경이나 전문성 문제가 쟁점으로 다뤄질 것이란 시각이 많다.

유 후보자의 장관직 지명은 ‘한나라당 내 친박(친 박근혜)계 배려’라는 측면이 강한데다 그간 행정자치위원회와 건설교통위원회(이상 17대), 국토해양위원회(18대)에서만 국회 상임위 활동을 해 전공도 농식품 분야와는 다소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유 후보자 측은 “농업도시인 경기도 김포에서 지자체장을 지내며 농정에 많은 관심을 가져왔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앞으로 쌀 가격 안정과 쇠고기 수입 문제, 농협 개혁 등 농식품부 장관으로서 해결해야 할 현안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ys4174@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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