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포커스] 상품시장 향방 '라니냐'에 물어봐

2010-08-17 15:28
기상이변 주범 라니냐 내년 초까지 기승 곡물·석유·천연가스 등 상품가격 '요동'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열대 태평양 해역의 수온이 평년보다 낮아져 기상이변을 일으키는 '라니냐'가 상품시장을 접수했다. 이미 시작된 라니냐는 내년 초까지 강도를 더하며 곡물과 석유 등 상품가격을 요동치게 할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7일 러시아의 가뭄과 이에 따른 곡물수출 제한 조치 등으로 충격에 휩싸인 상품시장 투자자들이 라니냐로 인한 기상이변이 몰고올 추가 변동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12~2월 남반구 라니냐 효과(출처:FT)

기상학자들은 라니냐가 이미 시작됐으며 연말까지 강도를 더하다 오는 12월께 정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호주 등 남반구 주요 곡물 산지의 수확기와 맞물린다.

호주 기상청은 태평양지역의 모든 기상지표가 지금이 라니냐 초기 단계임을 나타내고 있다고 지적했고 미국 해양대기관리처(NOAA)는 라니냐가 내년 초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라니냐는 수온이 평년보다 높아지는 '엘니뇨'의 뒤를 이어 발생한 것이다. 지난 5월 잦아든 엘니뇨는 1997년 이래 강도가 가장 센 것으로 지난 7월까지 유례없는 폭염을 동반하면서 흑해 연안지역의 농사를 망쳐놨다. 그 여파로 지난 2개월 사이 국제 밀 선물가격은 60% 올랐고 옥수수는 20% 뛰었다.

이번 라니뇨의 강도 역시 여느 때보다 강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상품시장 투자자들은 특히 올 겨울 아르헨티나의 작황을 주목하고 있다. 라니냐의 영향으로 건조한 기후에 놓이게 되는 아르헨티나에서 곡물 수확량이 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옥수수 수출국이자 세번째로 많은 대두 생산량을 자랑하고 있다.

곡물 투자 컨설팅업체 커머디티웨더그룹의 조엘 와이드노어 이사는 "라니냐로 시장이 받게 될 충격의 크기는 아르헨티나의 작황에 달려있다"며 "아르헨티나가 여름을 맞는 올 겨울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FT는 아르헨티나의 밀 생산량은 다른 곡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지만 흑해 연안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등지의 밀 흉작으로 중요성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루크 챈들러 라보뱅크 곡물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라니냐가 발생한 해 아르헨티나의 밀 수확량은 평년보다 적었다.

석유와 천연가스 가격도 오를 전망이다. 기상학자들은 수주 안에 대서양에 허리케인이 불어닥쳐 석유와 천연가스 생산에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몬순시즌을 맞는 인도네시아에서 팜오일과 주석 생산량이 줄어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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