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진화하는 부동산사기.. 토지서 수익형상가로 이동

2010-08-09 17:53
"연 수익 15% 보장 믿지 마세요"

   
 
최근 부동산 시장 침체를 틈타 기획부동산 등 사기 세력이 고수익 등을 미끼로 투자자를 모집하는 사례가 증가하자 국토해양부가 관련 예방자료를 만들어 배포했다.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저금리 기조와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부동산 관련 허위·과장 광고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들은 '연 15% 수익 보장'이라든가 '임대 100% 완료' 등의 홍보자료를 배포하며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지만 대부분 사실과 다르다.

주로 토지를 대상으로 했던 기획부동산도 최근에는 상가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해 투자자들은 현혹시키고 있다.

과거에는 일반인들이 쉽게 찾아가기 어려운 점을 악용해 개발이 불가능한 토지를 마치 개발계획이 있는 것 처럼 포장해 투자자를 모집한 뒤 돈만 챙기고 자취를 감췄으나 최근에는 상가시장까지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또 빌딩 1개 층을 원룸텔로 개조한 뒤, 마치 구분등기가 가능한 것 처럼 분양한 뒤에 분양대금만 챙기고 사라지는 경우도 발생하는 등 수법도 나날이 진화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상가시장에서는 1억원을 투자하면 원금보장은 물론, 3부의 확정수익 (월 약 300만원)을 보장하겠다는 고수익 상품들이 넘쳐나고 있다.

이들은 원금 및 확정수익 보장 약속을 지키기 위해 각서를 쓰고 공증을 받는 만큼, 안전장치가 확실하다고 투자자를 유혹하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계속 유지되면서 0.1%의 이자라도 아쉬운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런 상품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광고 내용만 믿고 계약했다가는 나중에 큰 곤란을 겪을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고수익 보장이란 것이 당초 지켜지기 거의 불가능한 약속인데다 대부분 독립된 부동산에 대한 구분등기가 아닌 전체 건물 일부분에 대한 권리인 지분등기(개별등기)여서 향후 매매하기도 어려워 투자자는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과거 강남의 한 상가가 수익금을 보장해준다고 약속해 많은 투자자를 끌어 모은 뒤 시행사가 자취를 감춘 경우도 있었다.

상가뉴스레이다 선종필 대표는 "투자에서 원금보장이라는 말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고수익 보장이라는 달콤함에 빠져 투자금을 잃어버리는 잘못을 저지를 수 있으므로 상품 자체의 가치를 보고 투자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수도권 일부지역에서 늘고 있는 원룸텔이나 빌라 등에 대한 투자도 신중해야 한다. 기획부동산이 분양회사로 둔갑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들은 2~3개 팀이 한 조를 이루며 '떴다방'식으로 움직인다. 고수익 보장이나 임차인을 대신 구해준다고 투자자를 현혹하며 분양가 담합도 서슴지 않는다.

주변에 개발 계획이 있으면 이장이나 동장 같은, 지역의 유력 인사를 포섭해 브로커로 삼기도 한다. 지역 유명 인사의 명성을 이용해 투자를 유도하는 것이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한호성 지도단속과장은 "부동산 시장 침체로 기획부동산도 수익형 상품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어 이에 따른 피해가 커지고 있다"며 "투자를 결정하기 전에 공인중개사를 통해 거래를 하는 등 안전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부동산침체를 틈타 기획부동산의 불법 행위가 증가하자 국토해양부도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지난달 말 기획부동산의 사기 방법 및 피해 예방 방법 등을 포함한 '무등록·무자격 부동산중개피해 예방 홍보자료'를 마련해 전국 지방자치단체 및 주요 지역에 전달했다.

xixilif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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