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 지나친 비관도 지나친 낙관도 금물
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지원본부 박병문 센터장 | ||
특히 글로벌 IT경기의 바로미터로 역할하고 있는 인텔은 하반기 전망까지 긍정적으로 내놓았고 이를 바탕으로 국내증시는 연중 고점을 넘어서기도 했다.
그러나 실적발표 이후 인텔의 주가가 예상보다 저조한 흐름을 보이면서 우리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결과적으로 시장의 성급했던 기대감이 수급상 매물 벽만 두텁게 만들어 놓은 모습이 된 것이다.
전 세계 IT업계의 양대축인 삼성전자과 인텔의 호재를 시장이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은 가격측면의 부담 때문이다.
이미 KOSPI는 연중 고점을 넘어섰고 삼성전자는 고점에서 그리 멀지 않은 위치에 있다.
여기에 펀더멘털 측면에서 대내외적으로 하반기 경기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여전하다. 유럽은 일부 국가가 국채발행에 성공하는 등 최악은 넘긴 듯한 분위기이나 전체적으로는 아직도 위기상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국도 회복세가 약하다. FOMC가 경기부양을 위한 추가수단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드러냈고, 5월 3.2~3.7%이던 올해 성장전망을 3~3.5%로 하향 조정했다. 버냉키 연준의장이 지난 21일 상원 금융위원회에 출석해 미국의 경제 전망이 매우 불확실하다고 발언하며 하반기 경기둔화 우려를 공식 표명한 바 있다.
비록 경제상황이 더 나빠질 경우 새로운 조치를 취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으나 재정적자에 대한 부담이 큰 상태에서 적극적인 책 마련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 동안 고비마다 우리경제의 돌파구였던 중국도 지금 상황에서 국내증시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경기과열에 따라 통화정책상의 불안감이 있고 거시적으로도 총수요가 둔화된다는 걱정이 있다. 2분기 경제성장률이 1분기의 11.9%에서 10.3%로 낮아졌으며 하반기는 이보다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물론 최근 도시 부동산가격이 하락 조짐을 보이고 있고 물가지수가 낮아진 것은 긴축정책을 완화시키는데 기여할 전망이긴 하다. 다만 부동산 및 물가안정을 확인하는 시간이 적지 않게 필요할 것으로서 우리증시 입장에서 당장 좋은 소식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눈을 안으로 돌려 우리경제는 리먼사태 이후의 빠른 회복세에 힘입어 세계적으로 위기극복의 모델로 찬사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증시도 금년 글로벌 증시 중 가장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하반기 전망은 그리 간단치 않아 보인다.
경기선행지수가 하락 흐름을 이어가면서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예상을 뒤엎고 조기 단행된 금리인상은 한은의 물가안정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그래도 5월 국내 경기선행지수가 전월 비 0.6% 증가한 것으로 나오면서 하반기 선행지수가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살아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결론으로 위에서 밝힌 변수들, 특히 곳곳에 불확실성이 잠복해 있는 대외변수는 당분간 우리시장의 상승흐름을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기대수익을 낮게 가져가는 투자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수급측면에서 외국인 자금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우리 증시로서는 올해 상승폭이 주요국 중 가장 크다는 점이 부담이다. IT와 자동차 등 대형주 중심의 접근으로 거둘 수 있는 수익의 폭이 크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지수하락에 대한 걱정을 크게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단기적인 오버슈팅으로 지수 고점에 대한 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실적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 주가수준에서 한국증시의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8.7배로 5월 급락 당시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밸류에이션 매력이 여전히 높아 대외변수가 호전되는 기미가 보이면 외국인들이 가장 먼저 들어올 시장이 바로 한국시장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거시적으로는 경제지표를 확인하면서 주식비중을 높일 시점을 점검하면서 미시적으로는 기업실적 전망을 보면서 포트폴리오를 교체하는 방어적 투자전략이 유효하다.
박병문 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지원본부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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