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처 수장들 '일반 휴가반'
경제부처 수장들 8월 첫째주 하계휴가 나서
(아주경제 김선환 기자) 주요 경제부처 장관들이 8월 첫째주부터 일제히 재충전을 위한 하계휴가에 나설 전망이다.
눈에 띄게 경기가 좋아져 맘놓고 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덕분이지만 실제 휴가계획을 보면 여전히 경제위기의 여파가 채 아물지 않은 모습이다.
대략적인 휴가일정만 나왔을 뿐 어디서 어떻게 보낼지 계획이 잡히지 못한 곳이 태반이다. 일정이 잡힌 장관들도 속을 들여다 보면 여전히 '일 반(半), 휴가 반'이다.
지금까지 과천 경제부처 수장중에서는 하계휴가 일정이 나온 곳은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전부다. 장 장관은 내달 4일부터 6일까지 농촌지역을 돌며 휴가를 보낼 계획이다.
장 장관은 지난해에도 여름휴가 중 이틀을 농촌 현장에서 보냈다. 올해도 5대 경제단체에 서한을 보내 농어촌 휴가를 권고하는 등 '농어촌 휴가 캠페인'에 앞장서고 있다.
현역 국회의원이기도 한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은 정치인 출신답게 휴가기간 지역구(경북 경산ㆍ청도) 민심을 읽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는 게 지경부 관계자의 전언이다. 지난해 정부에 들어온 이후 실국장들에게 정책구현 탐방을 독려하는 등 발로뛰는 장관이라는 평을 얻고 있다.
임태희 전 장관의 대통령실장 임명으로 수장이 공석중인 고용노동부 간부들은 요즘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 지 난감하다. 전임 장관의 영전으로 어깨를 필만도 하지만 타임오프제(근로시간면제)와 복수노조 시행 등을 감시감독해야 하는 등 현안이 산적했다.
이채필 차관이 신임 장관 임명때까지 매달 대통령 주재 국가고용전략회의와 차관회의 등 각종 회의를 참석해야 해 자칫 휴가를 반납(?)해야 할 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휴가를 반납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면서 "아직까지 간부 이상 차관까지 휴가 일정이 잡히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도 비슷한 상황. 마음 같아선 힘들게 일한 부하 직원들을 봐서라도 휴가를 서두르고 싶지만 경제정책 총괄부처의 특성상 그러기도 힘들다.
전임 장관들이 그랬던 것처럼 '21세기 경영인클럽 포럼'이나 '전경련 하계포럼' 등에서의 강연요청이 쇄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더욱이 내달 말로 예상되는 세제개편안 발표,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실무준비 등으로 굵직굵직한 현안이 산적해 맘편히 쉬기는 애시당초 어렵다.
때문에 윤 장관의 구체적인 휴가 일정은 일단 오는 22일부터 사흘간 북경에서 열리는 한ㆍ중 경제장관 회의에서 돌아와 봐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외청과 대전 정부청사도 휴가계획을 짜느라 분주하다. 백용호 정책실장 내정으로 수장이 공석중인 국세청을 제외하곤 윤영선 관세청장, 노대래 조달청장, 이인실 통계청장, 김동선 중기청장, 이수원 특허청장 등은 8월초 순차적으로 쉴 계획이다.
특별한 스케줄 없이 푹 쉬면서 그동안 바빠서 못 본 책들을 챙겨 읽는 등 말 그대로 "재충전"의 기회로 삼으려는 수장도 있다.
지난해 하계휴가 기간을 전후해 임명된 정호열 공정거래위원장이 그런 케이스. 정 위원장은 최근 간부회의에서 "직원들이 휴가를 모두 갈 수 있도록 간부들이 쉴때는 쉬고 재충전할 수 있도록 챙기라는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sh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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