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만 원유 유출량, 올림픽 수영장 279개 가득"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영국 정유사 BP의 석유시추선 딥워터호라이즌호의 폭발로 촉발된 미국 멕시코만 원유유출 사태가 20일로 3개월을 맞는다. BP는 지난 15일 새 차단돔을 설치, 근 3개월만에 처음으로 사고 유정의 유출로를 차단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AP통신에 따르면 이번 사태로 지난 3개월간 멕시코만에 흘러든 원유는 이미 1억8200만~1억8400만갤런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채널 CNBC는 17일(현지시간) 미국 역사상 최악의 원유유출 사고로 기록된 멕시코만 사태로 유출된 1억8400만갤런의 원유가 도대체 얼마나 되는지 체감하기 쉬운 실례를 들어 설명했다.
출처: CNBC |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수영 8관왕을 차지한 미국의 마이클 펠프스가 실력을 뽐낸 수영장을 기억하면 된다. 같은 크기의 수영장에 원유를 가득 채우려면 수영장 279개가 필요하다. CNBC는 올림픽 규격 수영장 279개를 일렬로 세우면 길이가 8.6마일(약 14km)이 넘는다고 설명했다.
◇엑손발데스호 사고의 17배
이번 멕시코만 사태 이전까지 미국 역사상 최악의 원유유출 사고는 1989년 알래스카 연안에서 일어난 엑손발데스호 사고였다. 이 사고로 알래스카 연안으로 유출된 원유는 1080만갤런에 달했지만 딥워터호라이즌호 사고에 비하면 5.9%에 '불과'하다. 이번 사태로 멕시코만으로 흘러든 원유량이 당시 유출량의 17배에 달하는 셈이다.
세계 최악의 원유유출 사고는 1991년 걸프전 때 이라크군이 자행한 쿠웨이트 원유유출 사고 규모가 2억3940만갤런으로 가장 컸다. 여기에 비하면 BP사태로 인한 원유 유출량은 그나마 아직까지는 76.4%에 그쳤다.
출처: CNBC |
◇오일탱커 트럭 2만400대
멕시코만에 유출된 원유를 모두 회수해 오일탱커 트럭으로 실어나른다면? 트럭 한 대가 보통 9000갤런을 실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모두 2만445대분이다.
이를 일렬로 세우면 어떻게 될까. 트럭 한 대의 길이 70~80피트로 계산하면 미국 피츠버그와 필라델피아 간 거리인 308마일(약 496km)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참고로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거리가 400km다.
출처: CNBC |
멕시코만 사태로 유출된 원유는 전 세계 원유 매장량에 비하면 '세발의 피' 수준이다. 미 정부에 따르면 전 세계 원유 매장량 추정치는 1조3600억배럴로 BP가 흘려보낸 원유량은 0.000322%에 불과하다. 똑같은 사고가 31만431번 반복돼야 전 세계에 매장된 원유를 고갈시킬 수 있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매장량과 비교해도 멕시코만 사태로 인한 원유 유출량은 0.001670%로, 같은 사고가 4793번 일어나야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를 모두 소진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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