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전망대] 피크 친 실적, 지표가 관건

2010-07-16 13:22

(아주경제 김경은 기자) 지난주 미국 증시가 인텔 등의 깜짝 실적에 힘입어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주후반으로 갈수록 상승세가 둔화되면서, 실적 장세가 꺽인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번주 발표될 미국 주요 기업 실적과 지표 부진 가운데 어디쪽이 승기를 잡을 지 여부가 뉴욕뿐아니라 글로벌 증시 전반의 향후 방향성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뉴욕증시 깜짝 실적에도 소폭 반등에 그쳐

18일 외신과 국내 증권업계에 따르면, 인텔과 알코아가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음에도 한주간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1% 수준 반등에 그쳤다.

특히, 인텔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다우지수는 혼조세를 띄는 양상으로 변했다. 6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기록한데 따른 피로감과 실적 발표의 가장 큰 이벤트인 인텔이 실적을 발표함에 따라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된 것으로 풀이된다.

인텔은 지난 2분기에 28억9000만달러(주당 51센트)규모 순이익을 기록했다. 인텔의 올해 2분기 순이익은 시장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주당 43센트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통상 실적은 지난 2분기에 대한 '과거' 지표인 까닭에 실적 발표 이후에는 주가가 되레 하락하는 양상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번주 발표될 거시경제 지표의 예상치도 좋지 않다.

그러나 향후 3분기 경기 회복 속도가 둔화될 것이라는 예상도 이미 시장에 충분히 반영돼있어 시장이 크게 동요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표로 쏠리는 관심...'민간경제 회복' 주시
증시가 다소 조정을 받더라도 하방 압력이 크지는 않을 전망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조정시 저가매수에 나서라고 조언하고 있다. 4분기 이후에는 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정영훈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리먼사태이후 인위적인 경기부양 효과가 2, 3분기에는 희석되는 효과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민간경기 회복으로 연결되는 과도기적 과정이라고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아직 민간의 자생적 회복력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지 않지만, 미국의 설비투자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기업들의 장기투자가 늘어나면서 4분기 이후는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남유럽발 악재로 기업들이 재고 조정과정에 들어가면서 5월 발생했던 위기가 시차를 갖고 현재 지표로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럼에도 미국의 회복 탄력은 충분하다"고 전했다.

오는 22일 발표될 경기선행지수 악화에 대해서도 이미 노출된 악재에 불과해 지표상 확인하고 넘어가는 이슈에 불과하다고 지적이다. 미국 6월 경기선행지수(전월비)는 16개월만에 처음으로 전월비 마이너스로 돌아서 -0.3%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표 부진의 근앙인 유럽발 악재가 되려 호재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되고 있다. 유로화 약세로 인한 유로존 국가들의 수출증가 가능성 때문이다.

이상원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남유럽 위기로 유로화가 크게 하락하면서 유럽의 긴축재정에 따른 수요둔화 우려에도 민간 기업의 수출경쟁력이 상승해 수요둔화 우려를 상쇄할 것"이라며 "미국의 대유럽 수출의 증가와 연계돼 글로벌 경기가 호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kke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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