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업계, 와인 등 외도(?) 속사정은

2010-07-19 06:27

(아주경제 진현탁 기자) 위스키업체들이 와인, 막걸리 등 신시장 개척에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위스키 소비가 폭발적인 신장세를 기록한 2000년대 초반을 분기점으로 해 정체 상태를 보이는 등 한계 상황에 다다르고 있는 점을 감안해서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위스키 업체인 디아지오코리아는 와인사업을 그 어느때보다 강화할 방침이다. 몇해 전부터 꾸준히 펼쳐왔던 종합주류회사로의 변신속도를 올해부터는 더욱 급피치를 올릴 태세다.

우선 현재 8~9위에 그치고 있는 디아지오의 와인부문 위상을 3년 내 국내 와인시장 톱3 수준으로까지 끌어올린다는 포부다.


맥주사업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일본 합작사인 기린맥주의 유통망 및 인력조직을 활용해 기넥스 맥주 인지도를 높이기로 했다.  기린과 하이트측의 업무제휴가 끝나는대로 기린 생맥주 판매도 검토 중이다.

아울러 식사 전에 반주로도 가능한 소주와 같이 가벼운 주류 제품 개발에도 손길을 뻗히기로 했다. M&A를 통해서라도 이를 실현시킨다는 강력한 의지다.

스카치위스키 브랜드 ‘J&B’로 유명한 수석무역은 이달 중순 남아프리카산 프리미엄 와인 ‘디틀레프’4종을 출시하는 등 와인사업을 키운다는 생각이다.

아직까지 공식 발표하지 않았지만 막걸리사업 진출을 내부방침으로 정했다.

이처럼 위스키 업체들이 위스키 이외의 새로운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침체에 빠진 국내 위스키 시장 상황이 그대로 반영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내 위스키시장은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세계 위스키업계의 희망’으로 떠오를 만큼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이 당시 위스키에 맥주를 넣어 만든 폭탄주 문화가 큰 인기를 끌면서 한국에서는 세계적인 불황에도 아랑곳없이 최고급 위스키 소비가 두자릿수 증가세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금융위기 도래와 함께 접대비 실명제 등으로 폭탄주 문화 인기가 사그러들면서 위스키 시장은 좀처럼 내리막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제 국내 위스키 소비는 지난해 9.9%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데 이어 올 들어서도 상반기에 2.1% 가량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위시키 업계 공히 화려했던 옛 영광을 뒤로 하고 악화일로의 시장상황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활기를 띠고 있다”면서 “이의 일환으로 와인, 막걸리 등으로의 새로운 영역에서 판로를 찾아 위스키시장 부진에 따른 매출 공백을 메우려는 작업에 매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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