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 외국인 투심 관건
2010-07-08 16:47
(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삼성전자가 5조원에 달하는 사상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나 증권가 주가전망은 늘어나는 외국인 매도 탓에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2010 회계연도 2분기 삼성전자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각각 13.8%와 87.3% 증가한 37조원과 5조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앞서 1분기(4조4100억원)에 달성했던 역대최고 분기 영업이익 기록을 불과 3개월 만에 갈아치운 것이다.
그러나 삼성전자 주가는 이러한 어닝서프라이즈 행진에도 하루 만에 약세로 돌아서면서 전날보다 0.77% 내린 76만9000원을 기록했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2%를 넘어서는 삼성전자가 약세를 보이면서 코스피도 사흘 만에 하락반전했다.
증권가는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늘고 있는 외국인 매도를 지수 부진 원인으로 꼽았다. 이날 외국인은 4000억원 가까이 순매도했다.
실적 기대감이 선반영되면서 차익실현 매물이 늘었다는 게 증권가 분석이다.
이가근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초 시장이 예상한 영업이익 최고치인 5조원을 달성했지만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며 "2분기 실적 기대치가 이미 주가에 선반영된 탓"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실적발표가 차익실현을 자극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강현기 솔로몬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한동안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경계 매물이 출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2004년 7월과 2006년 7월에도 삼성전자 실적발표 이후 국내 경기선행지수가 하락하면서 외국인 투자자 이탈도 가속됐다"고 전했다.
물론 어닝서프라이즈 자체는 호재로 여겨지고 있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정보기술(IT)주가 실적개선을 주도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실적발표가 지수 상승동력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어닝 모멘텀이 좋은 만큼 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긍정적"이라며 "실적 개선을 주도하는 IT업종 대표주자인 삼성전자를 통해 전체 기업실적에 대한 신뢰감을 회복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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