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펀 "美 경제회복 전형적 휴지 국면"

2010-07-02 13:33
"증시가 경제 선도… 고용 주저, 단기적 불안 요소"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미국 경제 회복이 전형적인 휴지(休止) 국면에 있다고 1일(현지시각) 밝혔다.

그린스펀은 이날 CNBC 회견에서 이같이 지적하면서 이 국면이 증시 실적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린스펀은 "보통은 경제 실적에 따라 증시가 움직이는 것을 보지만 내 판단은 반대"라며 "우리가 지금 아는 것은 주가가 (경제) 선도 지표라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투자자들이 경기 회복세에 대한 의문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며 "현재 주식과 채권의 수익률 차이는 지난 9년 사이에 가장 크게 벌어진 상태"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 근거로 고용과 소비의 전망이 나쁘다는 점을 들었다. "미국의 소비자 신뢰가 지난 6월 예상보다 더 떨어졌다"며 "나중에 해고해야 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고용을 주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단기적 불안 요소'로 시간당 생산율이 둔화되지 않는 한 실업률이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미 노동부가 2일 발표하는 6월 실업률은 전달보다 0.1%포인트 상승한 9.8%가 될 전망이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26년 사이 최고 기록인 10.1%의 실업률을 기록한 바 있다.

그린스펀은 통상적인 회생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중소기업이 성장의 발판이 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회생을 은행과 부자에게 더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자본소득세 인상에는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린스펀은 리먼 브러더스와 베어 스턴스 와해를 상기시키면서 "이는 은행의 자본 확충이 필요함을 뒷받침한 것"이라며 "불충분한 자본화로 인해 규제가 늘어난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로 위기에 대해 그린스펀은 "매우 나쁘다"면서 그로 인해 "유로권 구조에 변화가 생기지 않겠느냐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로 인해) 유로 사용국이 줄어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주경제 인터넷뉴스팀)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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