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남식·김두관 첫 회동… "부산·경남 상생 발전 위해 협력"

2010-06-09 15:12

(아주경제 고득관 기자) 한나라당 허남식 부산시장과 무소속인 김두관 경남도지사 당선자가 9일 낮 부산 롯데호텔 중식당에서 6.2 지방선거 후 처음으로 오찬회동을 가졌다.

이날 회동은 경남에서 처음으로 야권 성향의 도지사가 당선된데다 부산과 경남이 동남권 신공항 입지문제와 광역상수도망을 통해 경남 진주의 남강댐 물을 부산으로 공급하는 문제 등으로 첨예한 갈등을 빚을 것으로 예견되는 가운데 이뤄져 주목됐다.

그러나 두 사람은 "부산과 경남의 상생발전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고, 현안과 관련해 수시로 논의하기로 했다"라는 원론적인 말만 되풀이했고, 예정보다 20분가량 길어진 오찬에서 신공항이나 남강댐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은 거론조차 하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허 시장은 오찬에 앞서 "부산과 경남은 하나의 생활권이자 경제권이어서 양 시도가 공동발전을 위해 잘 협력해야 한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고, 김 당선자도 "제가 어떻게 보면 야권후보여서 더욱 상생협력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라고 공감했다.

이어 두 사람은 서로 건강을 염려하는 등 비교적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비공개 회동에 들어갔고, 회동 후에도 밝은 표정으로 카메라 앞에 섰다.

또 "두 도시의 공동발전을 위해 협력하고, 현안이 있으면 수시로 만나서 논의하기로 했다"라고도 밝혔다.

하지만 신공항 입지 등에 대한 질문이 쏟아지자 허 시장은 "그런 구체적인 현안은 얘기하지 않았다"라고 잘라 말했고, 김 당선자도 "첫 모임부터 너무 무거운 주제로 얘기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해 현안은 전혀 의논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김 당선자는 이어 "신공항과 남강댐 문제는 저도 조심스러워서 (말을) 못 꺼냈고, 허 시장도 안했다."라고 말해 향후 논의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김 당선자는 또 취재진이 이날 회동에 대한 느낌을 묻자 "연애하는 사이도 아닌데"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고, 행정구역 개편문제에 대해 "경남은 통합시 과정에서 주민갈등이 컸다"라면서 "정부가 큰 틀을 짜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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