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봉승 교수, "우리 지식인들은 무엇을 하고 있나?"
2010-05-26 11:45
(아주경제 이하늘 기자) "오늘날 우리 지식인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삼성의 주요 사장단이 참석한 자리에서 준엄한 질문이 제기됐다. 신봉승 추계예술대 석좌교수는 26일 서초동 삼성전자 본관에서 열린 삼성사장단협의회에서 '국가, 그리고 지식인들의 역사의식'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사장단에 이같은 질문을 던졌다.
신 교수는 개항시기 조선과 청나라, 일본 3국 지식인들을 비교하고 "시대 흐름을 앞서 자각한 지식인들이 나라의 운명을 열어간다"고 역설했다.
당시 조선과 청은 서양의 함선을 보고 모양이 다르다며 '이양선'(異樣船)이라고 부르며 배척했지만 일본은 당시 장차관급으로 구성된 '해외시찰단'을 보내 서양 문물을 배우고자 했다는 것이다. 이 시찰단은 1년10개월 동안 해외를 돌며 총 1085권에 달하는 기록을 남겼다. 그리고 이같은 배우고자 하는 의지가 지금의 일본을 만들었다는 것이 신 교수의 설명이다.
특히 신 교수는 "지식인은 학계 석학 들 뿐 아니라 공무원과 정치인,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삼성 임직원도 포함된다"며 "삼성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반문했다.
아울러 기록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신 교수는 "조선왕조 500년 동안 국민 일인당 GNP는 1달러 수준에 머물렀을 것"이라며 "경제학적으로 이러한 체제가 유지될 수 없지만 이를 지탱한 것은 500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기록된 '조선왕조실록'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역사에 대한 의식이 있었기에 체제가 유지될 수 있었다는 것.
때문에 빠르게 변하는 국제정세와 경제 변화 속에서 지식인들의 역사 의식이 중요하다는 게 신 교수의 설명이다.
이날 강연에 참석한 삼성 고위 관계자는 "개항당시의 역사적 의미 등을 풀이한 신 교수의 강연은 재미도 있었지만 엄숙한 분위기였다"며 "이 시기 삼성의 역할을 다시 한번 자성하는 자리"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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