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폭등, NDF 투기세력 가세 원인"

2010-05-25 19:43
NDF시장, 외환 규제 피해 투기수단 이용 지적 외환당국 "과도한 쏠림 바람직하지 않아" 구두개입 나서

(아주경제 김선환 기자) 기획재정부 산하 국제금융센터가 최근 원화의 변동성이 커진 원인과 관련, 역외선물환시장(NDF)에서의 투기세력 가세를 지목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25일 장중 원ㆍ달러 환율이 70원 이상 폭등하는 등 외환시장이 전날에 이어 패닉양상을 보인 가운데 싱가포르와 홍콩 등에 소재한 NDF를 통한 투기세력이 환율 폭등의 주원인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NDF(Non-Deliverable Forward)란 역외선물환시장 또는 여기서 거래되는 차액결제 선물환을 말하는 것으로, 만기에 원금의 상호교환 없이 계약한 선물 환율과의 차액만을 기준통화(주로 미국 달러화)로 정산하는 선물환 계약이다.

NDF 시장은 투자원금 전부가 아니라 손해와 이익금액만큼만 차액으로 주고받을 수 있어 지급불가 위험이 낮아지는 안정성이 있다. 그러나 일부 투기세력들이 특정국가의 외환규제를 피하는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국제금융센터 관계자는 "현재 외환시장이 대외적인 요인에 영향을 받고 있는 상황이고, 어느 정도 추종하는 거래가 등장하면서 변동성을 심화시키고 있다"며 "특히 투기적 거래들이 NDF 시장에 가세하면서 변동성을 더욱 확대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주 독일의 공매도 금지조치와 함께 이날 오전 스페인 은행 국유화 조치가 알려지면서 유로존 불안상황이 계속 전개될 것 같은 우려가 이어지며 환투기세력이 준동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한반도에서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다른 아시아 국가 통화에 비해서도 원화의 절상폭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는 점이 문제다. 천안함 사태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투기세력으로 하여금 원화 매도에 기름을 붓고 있다는 것.

국제금융센터 관계자는 "너무 같은 시기에 여러가지 악재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해서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아시아 국가에 비해서도 원화 쪽이 상당히 과도한 편"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한편 원화 환율은 이날 전일 대비 35.5원 오른 1250원에 마감했다. 외환당국이 이날 환율 폭등장세가 이어지자 오전 11시께 구두개입에 나서면서 급등세가 한풀 꺾이긴 했지만 여전히 급등장이 이어지고 있다.

재정부 고위관계자는 "현재 환율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정부는 환율의 쏠림현상이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외환당국의 이같은 입장은 쏠림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견지한 것으로 환율 추가 급등시 1300원선을 넘지 못하도록 조정에 들어갈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재정부 고위관계자는 "최근 남유럽발 위기와 천안함 사태 등으로 환율이 요동치고 있지만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이 튼튼하기 때문에 일주일 정도 지나면 다시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sh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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