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롄서 베이징으로…미니버스 이용 가능성
(아주경제 박재홍 기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3일 오후 중국 다롄(大連)을 떠나 베이징으로 출발했다.
김 위원장 일행은 3일 오전 9시 40분(현지시간)께 특별열차편으로 다롄역에 도착했다. 오전 5시 20분(현지시간)께 북·중 접경지역인 중국 단둥에 도착한 뒤 인근도시인 펑청(鳳城)을 거쳐 다롄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롄으로 이동시 특별열차가 아닌 승용차나 미니버스 등을 이용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날 오전 2시께 북·중 우의교를 통해 다롄 지역 번호판인 '랴오(遼)B'로 시작하는 미니밴 6대가 신의주에서 단둥으로 들어오는 게 눈에 띄었다. 이어 단둥역 광장에서 아우디 의전차량 7대와 미니버스 1대가 움직이면서 그 앞에 경호차량이 지나는 게 목격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 일행이 단둥 인근에서 의전차량으로 갈아타고 다롄으로 이동했을 것이라는 추측을 내놓았다. 실제 단둥~다롄간 고속도로는 2일 오후 8시부터 통제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의 다롄 일정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북한이 개발 중인 라진항 건설 계획을 비롯, 북·중 경제협력 및 대북 투자문제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다롄에서 1박을 하지 않고 곧바로 베이징으로 향했다. 이에따라 전체 방중일정은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은 2박3일 또는 3박4일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롄역에 도착한 김 위원장 일행은 리무진을 포함한 의전차량 20여대에 나눠타고 시내 중심가의 푸리화(富麗華)호텔로 들어가는 게 목격됐다. 푸리화호텔 앞에는 '평양 15729' 번호판을 단 25인승 중형버스가 대기하고 있는 장면이 포착됐다.
김 위원장의 시내 이동 탓에 다롄시는 이날 오전 9시부터 한시간 가량 시내 교통이 통제됐다.
단둥 역과 압록강 부근, 다롄 등은 방중 이틀 전인 1일부터 삼엄한 경비로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중국 당국은 중롄(中聯)호텔 등 압록강 부근 호텔의 기존 투숙객들을 내보냈다. 2일에는 단둥 공안국이 1급 경비체제를 가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 5시부터 단둥 역에 경찰이 대거 투입돼 역 광장의 차량 진입을 통제했다.
3일 오전 0시께에는 압록강변에서 철교를 관찰하던 일본 기자 2명이 경찰이 연행되기도 했다. 이들은 2시간여 억류됐다 풀려났다.
또 이날 오전 2시께에는 압록강변과 단둥 역 일대에 배치된 경찰 상당수가 갑자기 철수해 김 위원장의 방중이 미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오전 4시 30분께 200여명의 경찰이 2~3m 간격으로 배치돼 삼엄한 경비를 펼쳤다.
열차 도착 직전부터 압록강에 경비정 6대가 출현해 압록강 철교 일대를 집중 감시했다.
이날 오전 5시 20분 김 위원장을 태운 17량의 객차가 압록강 철교에 모습을 드러냈다. 한때 선발열차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으나 김 위원장이 탑승한 특별열차라고 결론지었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은 과거와는 달리 선발대와 중국 측 영접 인사들의 환영 연회 없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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