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생산 이면엔 환경파괴 생산도…

2010-05-02 13:18

(아주경제 김종원 기자) 조력발전은 온실가스를 발생시키지 않는 재생가능에너지인가, 아니면 대규모 환경파괴를 초래하는 건설일 뿐인가.

서해안 대규모 조력발전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녹색성장 시대에 조력발전이 재생 가능에너지로 각광받고 있지만 대규모 환경파괴를 부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 서해안 대규모 조력 발전 건설

지난 2월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개발이용보급촉진법' 개정안이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상임위와 3월 본회의를 통과하며 서해안의 대규모 조력발전 시설 건설이 탄력을 받았다.

이 개정안에는 2012년부터 발전차액지원제도가 폐지되고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RPS)로 전환한다는 내용도 담고 있어 대규모 재생가능에너지 단지가 조성될 전망이다.

현재 서해안은 가로림만 조력발전(520MW/서부발전), 강화 조력발전(812MW/중부발전), 인천만 조력발전(1320MW/한수원)이 추진되고 있다. 

정부의 제4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이들 4개 조력발전으로 인해 생산되는 에너지는 2022년 3027MW로 전체설비용량(10만891MW)의 3%를 차지할 전망이다.

시화조력이 올해 준공되는 것을 시작으로 가로림만(2014년), 강화(2016년), 인천만(2017년) 조력이 순차적으로 준공될 예정이다.


◆ "대규모 청정에너지 생산 가능"

대규모 조력발전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하는 입장에서는 현재보다는 미래를 준비하는 관점에서 조력발전 문제를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석유 등 화석에너지원의 가격 상승이 전망되는 상황인데다, 전세계적인 온실가스 감축 활동에 따라 이산화탄소 배출권 확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유가에 따라 널뛰는 국민경제를 생각하면 에너지원 다변화에 대한 준비가 시급하고 풍력 등 다른 신재생에너지원에 비해 대규모 전력 생산 등 많은 장점이 있다.

여기에 만내 홍수조절이 가능하고, 만내 정온해역이 유지돼 주변 어민들의 수산생물 양식을 통한 소득 증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일, 사리로부터 연한 침수를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이광수 해양연구원 박사는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개발할 것이냐 말 것이냐 보다는 어떻게 개발할 것이냐에 대해 논의의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며 "환경변화 양상에 대한 예측이 가능하다는 점, 수문 등 시설을 이용해 환경에 미칠 악영향을 충분히 줄일 수 있다는 점은 조력발전만의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관련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세계에서도 많은 조력 발전이 생겨나고 있다. 이 와중에 우리나라만 전통적인 환경보존의 관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문제라고 그는 지적한다. 

특히 우리나라의 서남해안은 세계적인 조력·조류에너지 부존지역으로 개발 여건이 매우 우수하다.

세계 최고 규모인 프랑스의 랑스 조력발전의 경우 최대조차가 13.5m인데 시화 조력은 여기에 맞먹는 12.7m에 달한다. 강화, 가로림만, 인천만 등도 조차가 7~9m에 달해 대규모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조석 차에 의해 발생하는 수위의 변화를 이용하는 조력발전의 원리상 최대조차가 크면 그만큼 에너지 생산량이 많다.

◆ "환경파괴만 초래할 것"

반면 환경론자들은 조력 발전으로 환경적으로 매우 우수한 우리나라 갯벌이 사라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가로림만 조력은 정부로부터 여러차례 보존상태가 최우수인 갯벌로 꼽혔고, 전국 환경가치 평가에서도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또 조력발전소 방조제 공사 과정에서 필요한 대규모 토석으로 인해 육상의 자연환경 파괴가 우려되는 문제도 있다.  

윤여군 목사(강화조력발전반대시민모임 대표)는 "새만금 방조제 33.9km를 쌓기 위해 1억2086㎥의 토석이 필요했던 것을 감안하면 인천만조력발전소 방조제를 건설하는 데에는 최소 8000㎥의 토석이 필요하다"며 "이는 400m 높이의 인근 산 전체 토석으로도 부족한 거대 량"이라고 주장했다.

이 밖에 조력발전이 완성되기 전까지 방조제 건설로 인한 오염으로 해양생태계가 교란되고 발전 과정에서의 준설이 우려된다.

윤 목사는 "조력발전이 들어서는 대규모 갯벌은 풍부한 생물다양성과 먹을거리를 제공하고 있고, 수질 토양 정화작용, 홍수 방지 등 생태계 복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결코 조력발전으로 인해 얻어지는 경제적 환경적 이익이 이보다 더 크다고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jjong@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