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워크아웃 졸업 '산 넘어 산'
(아주경제 권영은 기자) 뼈깎는 구조조정을 전개 중인 워크아웃(기업회생절차) 건설사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워크아웃 조기졸업 의지를 불태우던 이들이지만 주택시장은 나날이 침체 늪에 빠지고 있는 데다 공공공사 수주는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기 때문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에 접어든 현 상황에서 대부분의 워크아웃 건설사들은 한 해 사업계획 조차 확정짓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채권단에 요청했던 신규 자금 494억원 집행이 확정되면서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인 월드건설. 하지만 일부 사업장에는 수백억원의 자금 투입이 불가피해 경영 정상화 작업이 원활하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월드건설은 내달까지 올해 사업계획을 수립한다는 계획이다. 현재까지 분양이 예정된 사업장은 △서울 구로구 고척동(6월) △김포 한강신도시 2개 블럭(7월 초) 등이다. 준공 예정 사업장으로는 용인 죽전 주상복합 아파트와 파주 운정지구 아파트 사업지, 울산 매곡동 사업장 등이다.
월드건설 관계자는 "지난 1분기에 사업이 전면 중단된 상태였으며 채권단에서 지원 받은 운전자금으로는 사업공사비용과 급여, 운영비로 쓰일 예정"이라며 "5월부터 공공공사 수주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며 현재 분양이 계획된 사업장에 올해 준공예정인 사업장도 있어 자금 회수가 원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동문건설도 지난해 고양 덕이지구와 서울 광진구 주상복합 사업장을 매각하면서 우발채무 규모를 40%p 줄였지만 올해도 주택사업에만 주력할 예정이어서 상황이 좋아질 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동문건설 관계자는 "공공공사의 경우 수주가 거의 없는 데다 워낙 규모가 작아 수주목표라고 말할 정도는 아니다"며 "올해 주택사업 위주로 사업을 진행할 예정으로 6월에 고양 삼송과 수원 율전동에서 분양할 예정이며 올해 4600가구의 신규 주택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크아웃사 가운데 가장 상황이 좋다는 풍림산업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올해 2조원의 수주목표를 세웠지만 목표치까지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풍림산업 관계자는 "민간시장에서는 워크아웃 중이라는 상황 때문에 수주에서 배제되고 있는 데다 턴키나 EPC형식으로 발주되는 공공공사에선 단독수주가 어려워 수주액 달성이 어려워지고 있다"며 "수주목표를 얼마나 달성했느냐에 따라 워크아웃 졸업이냐 아니냐가 판가름나는 만큼 올해는 각 본부별 수주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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