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中 인플레 억제 묘책은 위안화 절상"

2010-04-15 19:03
"위안화 환율 무역 걸림돌" 골드만삭스, 내주 위안화 2~5% 절상 점쳐

   
 
 
(아주경제 이정은 기자) 벤 버냉키(사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이 중국에 대한 미국의 위안화 절상압박에 힘을 실었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버냉키 의장은 이날 미 의회 양원 합동 경제위원회 청문회에 나와 중국이 물가상승을 억제하려면 위안화를 절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위안화가 저평가돼 있고 중국이 환율을 이용해 수출주도형 경제를 이끌어왔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며 "보다 유연한 환율제도가 통화정책의 폭을 넓히고 인플레와 자산거품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2008년 7월부터 위안화 환율을 '1 달러=6.83 위안'으로 고정(페그ㆍpeg)시켰다. 이에 대해 미 의회는 중국이 의도적으로 환율을 낮춰 자국 수출기업에 부당이득을 챙겨주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도 전날 워싱턴DC에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가진 정상회담에서 저평가된 위안화가 중국의 무역 상대국에게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며 중국의 환율제도는 좀 더 시장 친화적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밝혔다.


버냉키는 중국 환율당국이 달러화에 대한 위안화 가치가 낮게 유지되기 바라는 수출업자들로부터 압력을 받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중국 환율당국은 강력한 수출지향 정책을 원하는 수출기업의 영향력과 같은 정치적 요소에 종속돼 있다"며 "환율 시스템의 유연성을 높여야 국내외 성장 요소를 조화시켜 보다 균형잡힌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짐 오닐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한편 짐 오닐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중국이 다음주 초 위안화 가치를 2~5% 절상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정책을 종료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위안화가 저평가돼 있는 만큼 올 연말부터는 위안화가 강세를 띨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 의회가 위안화 문제로 잡음을 내지 않았다면 위안화 절상은 벌써 이뤄졌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블룸버그는 지난 12일 전문가 설문을 통해 중국이 오는 6월 말까지 위안화를 점진적으로 절상, 연말이면 위안화 가치가 3.1% 올라 달러/위안 환율은 6.62 위안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nvces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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