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제위기 여파 '의원후원금 가뭄'

2010-04-08 13:24

지난해 경제위기에다 전국단위 선거가 치러지지 않으면서 국회의원 후원회의 후원금 모금실적이 눈에 띄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선관위가 8일 연합뉴스의 정보공개청구에 따라 공개한 `2009년도 국회의원 후원회의 후원금 모금액' 자료에 따르면 의원 후원회 모금액은 1999년 이래 최저치인 41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 후원금 기부건수는 전년도에 비해 3.4% 감소했고, 후원금은 35.1% 줄었다.

후원금 기부건수는 33만6130건에서 32만1586건으로, 후원금 총액은 634억원에서 411억원으로 대폭 감소한 것이다.

이는 지난해 우리 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 후폭풍에 시달리면서 일반 국민의 정치자금 기부수요가 감소한 데다 꾸준하게 후원금을 내온 지지자들도 기존의 후원금 규모를 대폭 줄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전국단위 선거도 없어 후원금 한도액이 3억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내려가면서 후원금 모금실적이 현저하게 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한건당 평균 기부액은 2008년 18만8630원에서 지난해 12만8013원으로 줄었다.

또 300만원 초과 공개대상 기부자의 후원금도 대폭 줄었다.

전체 기부건수는 45.3%(2008년 3719건→지난해 2034건), 총액은 57.5%(124억5499만원→52억8136만원) 감소했다.

이에 따라 여야 정당 소속 의원들의 모금액이 대부분 감소했다.

한나라당은 240억9820만원으로 2008년 대비 39.8% 감소했고, 민주당은 120억4471만원으로 30.9% 줄었다.

자유선진당도 30.4% 감소한 19억3975만원, 민주노동당은 6.6% 감소한 9억3776만원이었다.

년에는 정권교체가 이뤄지고 18대 총선에서 과반을 차지한 한나라당에 후원금이 집중됐었다.

2008년 한나라당 의원들의 전체 모금액은 400억원, 민주당 174억원, 자유선진당 27억원, 민주노동당 10억원으로 정당별 격차가 컸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여야 의원들에게 골고루 후원금이 배분됐다.

한나라당 의원 1인당 평균 모금액은 1억4344만원, 민주당 1억3844만원, 자유선진당 1억2931만원이었다.

특히 진보정당의 경우 경제위기 여파에도 불구하고 평균 모금액 1.2위를 기록했다. 민노당은 1억8755만원, 진보신당은 1억4950만원이었다.

이는 열성지지자 및 당원들의 정치자금 후원문화에 힘입은 것으로 보인다.

후원금 모금 상위 20위의 정당별 분포는 한나라당 7명, 민주당 8명, 선진당 1명, 민노당 4명 등이었다.

2008년의 경우 상위 20걸에 한나라당이 14명이나 포함된 반면 민주당은 5명, 민주노동당은 1명에 불과했다.

1위는 민주당 박지원 의원으로 2억2135만원을 모금했고, 이어 민노당 권영길(2억3644만원), 민노당 홍희덕(1억9951만원), 민주당 박상천(1억9366만원), 민주당 박병석(1억8911만원) 의원 순이었다.

여야 지도부 가운데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는 9천618만원이었고, 안상수 원내대표는 1억4771만원이었다. 또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5960만원, 이강래 원내대표는 1억7456만원을 기록했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경우 2008년에는 한도액 3억원을 넘긴 3억6천183만원을 모금해 1위에 올랐으나 지난해에는 1억5천470만원으로 상위 20위안에 들지 못했다.

후원금 기부건수 3천건 이상으로 소액 다수 `개미군단'의 지지를 받은 의원은 모두 7명이었다.

한나라당 서상기 의원은 무려 3만2천555건의 기부를 받아 1억5803만원을 모금했고, 민노당 강기갑(4072건), 한나라당 김충환(4054건), 민주당 장세환(3539건), 선진당 박상돈(3393건) 민주당 백원우(3375건), 선진당 이재선(3134건) 순이었다.

한나라당 친이(친이명박) 친박(친박근혜) 등 계파간 후원금 평균액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친이계 의원 94명의 지난해 1인당 모금액 평균액은 1억4095만원이었으며, 친박계 49명의 1인당 평균 모금액은 1억4975만원으로 친박계가 평균 880만원을 더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후원금이 상대적으로 적은 비례대표가 친이계에 다수 포진해 이를 제외할 경우 친이계 모금 평균액은 1억4518원으로 계파간 모금액 차이는 457만원으로 줄어들었다.

친이계에서는 권경석 의원이 1억8천741만원으로 가장 모금액이 많았으며, 친박계에서는 조원진 의원이 1억7천983만원으로 계파내 모금액 1위를 기록했다.

중립의원 25명의 1인당 평균 모금액은 1억4천44만원으로 친이.친박 의원에 비해 적었으며, 이한구 의원이 1억6천580만원으로 최상위를 차지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