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월드컵을 바라보는 주류업계 동상이몽

2010-03-30 10:09

오는 6월 남아공 월드컵을 앞두고 각 주류업체들이 손익 계산에 분주하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주류업계는 이번 월드컵 특수를 통해 일대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다.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좀처럼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주류업계의 터닝 포인트가 될 것이란 예상이다.

때문에 월드컵에 임하는 주류 메이커들의 자세는 남다르다.

맥주업계는 벌써부터 월드컵 기간이 다가오기를 손꼽아 기다린다.

월드컵의 최대 수혜자는 단연 맥주. 특히 이번 월드컵의 경우 태극전사들의 경기가 6월23일 제외하고는 모두 저녁 시간대에 중계되는 점을 감안할 때 성수기(6∼8월)와 맞물려 맥주 판매 급증은 당연시되고 있다.

실제 2002년 월드컵 당시 6∼7월의 맥주판매량은 2001년의 동기간에 비해 10.7% 늘었고 2006년 월드컵 당시에도 판매량이 3.3% 증가한 바 있다.

6∼8월 성수기 맥주 판매량은 전체 맥주 판매의 절반 가량을 차지한다. 이 기간의 판매 증가세가 한해 장사를 가늠한다고 볼 때 맥주업계는 이번 월드컵 마케팅에 총력을 쏟아 부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막걸리업계도 월드컵 특수를 바짝 기대하고 있는 상태다. 최근 주류 트랜드가 바뀌면서 막걸리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 것으로 예상돼서다.

‘생막걸리’를 판매하고 있는 국순당은 현재 월평균 400만병 이상의 막걸리고 팔리고 있는 만큼 월드컵 때는 2배 이상 매출이 뛰어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관심과 매출 상승을 유도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와 프로모션을 준비 중이다.

위스키업계도 예년보다 서둘러 월드컵 마케팅에 적극 나선다는 구상이다.

이번 월드컵을 제품 판매 급감의 부진을 단숨에 털어낼 절호의 기회로 삼는다는 각오도 내비추고 있다.

하지만 초조감를 감추지 못하고 있는 모습도 감지된다.

위스키 판매는 경기호조가 관건인데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고 하지만 불안감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위스키시장은 지난해 경기불황의 직격탄으로 두자릿수 감소세를 기록한 데 이어 올들어 이달 말까지도 좀처럼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런 모든 정황을 살펴볼 때 위스키업계의 월드컵 마케팅은 공염불로 그칠 가능성도 배제 못할 상황이다.

 아주경제 진현탁 기자 htj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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