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조선업체 선물환거래, 외환시장 교란 요인"
조선업체들의 선물환 거래 확대가 외환시장 교란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한국은행 외환조사실 박용민·권경호 조사역은 25일 '조선업체 환헤지가 외환부문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조선업체들이 환헤지를 위해 선물환 매매를 늘리고 있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조선업체들은 선박 가격이 워낙 비싸 수출 대금을 여러 번에 나눠 받는다. 이 기간 환율 변동에 따라 받을 수 있는 원화환산 대금이 크게 달라질 수 있어 업체들은 환율 변동을 피하기 위해 환헤지 전략을 시도한다.
환헤지 방법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은 선물환 거래로 원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 달러화를 미리 팔기로 계약(선물환 매도)해 환차손을 줄인다.
환헤지 비율은 지난 2003년 18.7%에서 2007년 54.6%로 상승했다. 지난해에는 수주액 축소와 외환변동성 확대로 87.6%까지 치솟았다. 이 가운데 선물환 순매도액은 44억7000만 달러에서 532억6000만 달러까지 급증하다 160억7000만 달러로 축소됐다.
이처럼 선물환 순매도가 늘면서 선물환을 사주는 국내 은행들이 차액 관리를 위해 해외에서 달러화를 들여와야 했다. 이는 결국 은행들의 외채를 늘리는고 환율 하락을 더욱 가속하는 효과를 불렀다.
보고서는 "조선업계의 선물환 매도가 외환시장에 달러 공급초과 현상을 지속시키는 요인이 됐다"며 "앞으로 조선경기 회복으로 국내 조선업체의 수주가 다시 많아질 경우 선물환 매도가 급증해 외환 부문이 크게 교란될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보고서는 선물환 매도는 물론 외국계은행 국내지점에서 달러화를 조달할 때 적용되는 스와프 레이트와 통화스와프(CRS) 금리의 하락세도 외환시장 교란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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