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춘 글로벌500기업-3] 월마트

2010-02-17 12:55

세계 최대 유통체인 월마트는 가장 미국적인 기업으로 손꼽힌다. 지난해 미국 CBS뉴스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미국인 48%가 월마트를 미국의 상징 기업으로 꼽았다.

미국인들이 월마트에 애착을 갖는 건 창업주 샘 월튼의 영향이 크다. 그는 합리성을 강조하는 '월마트화(Walmartization)'를 통해 미국인들의 소비행태를 바꿔놨다.

물론 과도한 저가정책이 근로자와 납품업체에 부담을 준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하지만 '최소 비용으로 최대의 만족을 준다'는 월튼의 경영철학은 오늘날 월마트가 승승장구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월마트 1년간 주가 추이
월마트는 2008년 4056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1년 전에 비해 7% 늘었다. 같은해 순이익은 134억 달러로 5% 증가했다.

해외시장 매출이 급증한 것은 특히 주목할 만 하다. 미국시장 매출은 6% 늘어난 데 비해 해외 매출은 두자릿수 증가세를 기록했다. 공격적인 해외시장 개척의 결과다.

월마트는 2008년 중국에서 28개 매장을 신설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인도로 시장을 확대했다.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는 사상 최악의 경기침체 속에 월마트가 선전할 수 있었던 비결을 마이클 듀크 최고경영자(CEO)의 경영전략에서 찾았다.

지난해 2월부터 월마트를 이끌고 있는 그의 경영전략 화두는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 듀크는 월마트의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상품과 서비스, 매장 인테리어를 고급화한다는 전략을 취했다. 상품 가짓수도 대폭 줄였다. 경기가 살아났을 때 눈높이를 되찾은 고객을 놓치지 않기 위한 전략이다.

경쟁사들이 일제히 저가공세를 펴고 있는 사이 월마트는 싸면서도 품질이 좋은 상품을 팔고 있다는 인식을 확산시키겠다는 것이다.

전략은 적중했다. 월마트는 늘어난 매출의 상당 부분을 신규 고객으로부터 거둬들였다. 이들은 기존 고객보다 소득 수준이 높아 구매력도 40% 이상 크다.


하지만 납품업체들은 월마트의 새 전략을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 상품 가짓수가 줄면 매출이 감소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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