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연내 개최 ‘청신호’
여권, 이르면 3월, 늦어도 8∙15 개최 ‘탄력’
靑, “구체적 회담 준비 추진 아직 없다”
제3차 남북정상회담 연내 개최에 청신호가 켜졌다. 정부가 정상회담의 상반기(1∼6월) 개최에 대한 북측의 회신을 기다리고 있으며 상징성을 감안해 8∙15를 맞아 회담을 개최하는 방안도 청와대에서 적극 검토하고 있어서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1일 “북한이 어떤 답을 주느냐에 따라 상반기 회담 개최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며 “북한이 회담을 강하게 원하고 있는 만큼, 늦어도 8∙15께 회담이 성사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도 “남북관계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며 “서로 진정성을 갖고 민족의 장래를 위해 대화할 수 있다면 조건이니 시기니 이런 것들은 부차적인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여권에서는 회담 개최 시기를 놓고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우선 상반기 중 열린다면 3∼4월에 회담 개최가 유력하다는 게 다수의견이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5월에는 물리적으로 회담 개최가 불가능하고, 이 대통령이 회담 조건으로 내건 의제인 ‘한반도 비핵화’나 국군포로 및 납북자 송환 문제 등에 대해 북한이 당장 받아들이기는 힘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한나라당 원내 관계자는 “북핵 이나 국군포로 문제 등은 북한이 한달 사이에 회담 의제로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큰 사안”이라며 “북한이 북미대화의 징검다리로 한국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아 이르면 회담은 3월이나 4월께 열릴 수 있다”고 피력했다.
그러나 하반기인 8∙15 개최설도 만만찮다. 오는 4월 미국에서 핵안보 정상회의가 있고 5월 핵확산금지조약(NPT) 평가회의가 예정된 만큼, 미국의 북핵 해결 움직임 추이를 본 후 남북 정상회담에 임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논리다.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미국과의 공조가 중요하기 때문에 섣부른 남북회담 보단 한미 양국의 사전조율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
여권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이 이미 밝힌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우선 설치하고 이를 통해 남북회담 의제를 조율하는 방식으로 갈 수도 있다”며 “일회성 회담이 아닌 실무적으로 완벽히 준비된 회담이 되기 위해선 상당기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 관계자도 “남북회담은 미국의 정세까지도 함께 봐야하는 문제”라며 “미국이 중간선거(11월)를 앞두고 북핵과 관련한 성과를 내려고 할 것인 만큼 하반기에는 결과물이 나올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남북정상회담의 연내 개최가 힘들 것이란 시각도 분명히 존재했다. 당장 북한은 미래 생존권의 핵심으로 ‘핵주권’을 들고 있는 반면,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의 조건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요구하고 있어 양측의 입장차가 회담 성상의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은 “우리가 내건 문제는 명확하다. 핵 문제를 논의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현재 남북정상회담 준비가 구체적으로 추진되는 것은 없다”고 못박았다.
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songhddn@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