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엔젤투자자'는 피해라-포브스

2009-12-10 16:30

기업들의 자금 사정이 말이 아니다. 중소기업은 말할 것도 없고 대기업도 비용 줄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비용 절감은 감원으로 이어져 실직자가 속출하고 있다. 실직자 가운데는 창업에 나서는 이들도 적지 않다. 문제는 말라붙은 자금시장에서 신생기업이 자금을 유치하는 건 '하늘의 별따기'와 다름없다는 점이다. 신생기업에 투자하는 '엔젤(천사)투자자'는 그야말로 '가뭄의 단비' 같은 존재가 아닐 수 없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그러나 이런 때일 수록 자본의 출처를 문제삼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포브스는 8일(현지시간) 사업을 위태롭게 할 수 있는 '타락천사' 유형 7가지를 소개했다.

◇소송쟁이
이들은 투자를 통해 기업을 성장시키기보다는 돈을 버는 데 혈안이 돼 있다. 이들이 애용하는 수단은 협박과 위협, 궁극적으로는 '소송'이다. 소송쟁이들은 투자 대상 기업이 소송을 이어갈 여력이 없기 때문에 쉽게 굴복한다는 약점을 이용한다.

◇'잘난척'족
엔젤투자자 가운데는 성공한 기업인 출신이 많다. 문제는 과거 성과에 대한 우월감에 사로 잡혀 의사결정 과정에 끼어들려고 하는 이들이다. 이들은 노하우를 전수하기보다 사사건건 반대를 일삼는다. 포브스는 투자금은 유치하더라도 의사결정 과정에서는 이들을 배제하라고 조언했다.

◇경영권도착자
경영권에 목 맨 이들의 특징은 투자 초기에 둘도 없는 '천사'처럼 행동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틈새가 보이는 순간 이들은 경영자의 어리석은 결정을 부추키며 경영권에 대한 야욕을 드러낸다. 포브스는 이런 상황에서 경영자를 구원해 줄 상대는 이사회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가정교사
가정교사처럼 무조건 가르치려 드는 투자자도 피해야 할 대상이다. 이들은 투자금을 넣기도 전에 하찮은 일까지 간섭하려 든다. 그렇다고 투자가 이뤄진다는 보장은 없다. 일분일초가 아까운 신생기업 경영자라면 인내심을 시험하기보다는 이들과 거리를 두라고 포브스는 조언했다.

◇허풍선이
'왕년에 한가락했다'고 강조하는 사람들은 경기가 썰렁해지면 자금을 회수하고 사라져 버리기 일쑤다. 이들은 대개 유동성 위기로 벼랑 끝에 몰려본 경험이 있다. 줄기차게 골프장을 드나들며 허풍떨기를 좋아하는 이들은 투자를 조건으로 질문을 퍼붓지만 정작 계약서를 내밀면 꽁무니를 뺀다.

◇바보천사
돈이 많다고 다 똑똑한 건 아니다. '멍청한 천사'를 가려내려면 그들이 하는 질문에 집중하면 된다. 피상적인 질문이 많을 수록 기업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이다. 포브스는 다만 돈 많은 바보일 수록 똑똑한 사람들과 교류하는 경우가 많을 수 있다며 바보라고 무조건 박대하지는 말라고 조언했다.

◇브로커

한 푼이 아쉬운 신생기업 경영자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는 브로커와 투자자를 혼동하는 것이다. 변호사나 회계사인 브로커들은 실제 투자자처럼 접근하지만 이들이 노리는 것은 중개수수료뿐이다. 브로커들은 기업의 성장에는 관심이 없기 때문에 '타락천사'를 주선해 주기 쉽다.

이밖에 포브스는 가능한 개인 투자는 받지 말고 누군가 투자하려 한다면 그가 과거에 투자했던 기업을 살펴보라고 조언했다. 또 투자 계약서는 브로커가 아니라 반드시 전문 변호사를 통해 작성하라고 강조했다.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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