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국감) "한은 임시조치 해제해야"

2009-10-15 15:25

한국은행이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임시로 취했던 통화완화 정책을 서서히 거둬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15일 열린 한은에 대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은 "자산 가격의 버블이 우려된다"며 "기준금리 인상을 통한 출구전략을 신중히 시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나성린 한나라당 의원은 "저금리로 발생한 버블이 붕괴하지 않도록 경제상황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며 "한은은 도덕적 해이가 발생치 않도록 단계적인 회수를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제세·강성종 민주당 의원들도 "통화 완화 정책으로 자산가격이 오르고 있어 버블 가능성이 농후해, 출구전략을 신중히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운태 민주당 의원은 "위기 상황서 공급된 유동성 중 60%가 이미 회수됐다"며 "한은이 이미 미시적 관점의 출구전략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한은이 지나친 달러 의존적 성향을 버리고 금 등 외환보유 구성을 다변화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이혜훈 한나라당 의원은 "한은의 금 보유량은 8월 말 현재 14.3톤(장부가기준 8000만 달러)로 전체 외환보유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03%에 불과하다"며 "103개국 중 56위에 해당하는 수치로, 한은의 금 보유량은 지난 10년간 거의 변화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금값이 10년새 5배나 폭등했지만 한은은 강건너 불구경만 했다"며 "최근 중국ㆍ러시아ㆍ중동 등 경쟁국들의 금 보유량 확대가 예상되고, 달러화의 약세가 이어지고 있어 금을 포함한 외환 보유액의 다변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1999년 온즈당 253달러였던 금값은 2006년 말 637달러, 2008년 말 882달러, 지난 13일 1064달러로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외환보유액 중 미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은 64.5%로 압도적으로 많다.

또 한은이 보유한 외환보유액 중 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미국ㆍ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의 2500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재현 민주당 의원은 "한은의 금 보유량은 미국(8133.5톤, 78.3%), 프랑스(2450.7톤, 73.0%), 독일(3412.6톤, 69.5%), 네덜란드(612.5톤, 61.4%) 등 구미 선진국 중앙은행에 비해 250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며 "이는 이웃나라인 중국(600톤, 1.2%)과 일본(765.2톤, 1.7%)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일호 한나라당 의원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정부가 올 1월부터 9월까지 한은으로부터 받은 대출금 규모 22조9172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종전 최대였던 2005년 12조9300억원보다 10조원 가까이 많은 것으로, 정부가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재정을 조기 집행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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