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생명이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자로 칸서스자산운용을 선택한 데 대해 시민단체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생명보험은 장기자산이 대부분인 데다 사회보장제도를 보완하는 공적 기능이 있는 만큼 단기 차익을 추구하는 사모펀드(PEF)에 매각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보험소비자연맹은 12일 성명서를 내고 "생명보험사의 경영자는 공익성과 안정성을 두루 갖춰야 하기 때문에 사모펀드인 칸서스자산운용은 대주주 요건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성명서는 "투기성 단기자금이 생보사 주인이 되는 것은 자금의 성격과 주인의 성격에 전혀 맞지 않으므로 금융당국은 인수를 절대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또 "칸서스자산운용은 투자금의 상당 부분을 국민연금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지만 국민연금 재원을 단기 차익을 노리는 사모펀드에 투입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성명서는 "칸서스자산운용은 생보사를 인수해 단기적으로 가치를 높인 뒤 재매각을 통해 이익을 챙길 것이 명약관화하다"며 "금호생명을 정상화시키기는 커녕 알맹이만 빼먹고 껍데기만 남겨 돼 금호생명 가입자들이 피해를 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소연 관계자는 "금융당국은 외환위기 당시 외국계 사모펀드의 이른바 '먹튀' 작전에 의해 수 조원의 국부가 해외로 유출된 것을 교훈 삼아야 한다"며 "칸서스자산운용의 인수를 절대로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참여연대 관계자도 "보험산업과 사모펀드는 수익을 추구하는 메커니즘이 다르기 때문에 국내 보험사를 외국계 사모펀드에 맡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인수자 선정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