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감사원, 인권위 개편대상 아닌 줄 알면서도 표적감사
행안부 “인권위 조직개편 대상 아니다”…감사원 “조속한 개편 문책성 처분”
지난 2008년 5월 감사원이 국가인권위를 대상으로 실시한 감사결과가 사실관계를 철저히 왜곡한 표적감사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감사원은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에 인권위 조직개편을 요구해 결과적으로 인권위의 인원 21%가 축소됐다.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 국감에서 민주당 이춘석 의원 공개한 감사원 내부문건에 따르면, 감사원은 행정안전부의 답변을 통해 당초 인권위가 감사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을 확인했음에도 감사를 강행했다.
당시 행안부에서는 인권위가 조직개편을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인권위가 독립기구로 유지되기로 결정돼 정부 조직개편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답변을 보냈다. 인권위는 개편의무가 없는 만큼 조직정비 목적의 감사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감사원은 이러한 사실을 무시한 채 행안부가 인권위 조직 개편을 하지 않았다며 문책성 처분요구서를 작성했다.
또 인권위의 조직개편과 관련, 행안부에서는 ‘정부 조직관리 지침’은 강제성 없는 만큼 각 부처의 자율적인 결정에 맡겨져 있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감사원은 이를 무시한 채 정부 조직관리 지침 등에 맞게 조속히 조직개편을 요구하는 처분요구서를 작성했다.
이와 함께 감사원은 인권위의 지역사무소에 본부인력으로 충당하지 않고 신규인력을 증원한 것을 지적했다. 이에 행안부는 인권위의 지역사무소 인력이 동결된 반면 업무량은 2001년 1151건에서 2007년 1만7534건으로 15배 늘어난 만큼 본부 인력을 지역사무소에 배치하면 문제가 가중된다는 답변을 보냈다.
그러나 감사원은 업무량이 무려 15배나 넘게 늘었는데 인력을 증원했다는 이유로 주의를 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춘석 의원은 “감사원이 인권위 조직축소라는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해 주무부처인 행안부의 의견을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사실관계를 왜곡했다”며 “인권위 감사는 감사근거도 맞지 않은 맞춤형 표적감사였다”고 지적했다.
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songhdd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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