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총리 인준안 가결(상보)
지명 25일만에 국회통과
국회는 28일 본회의를 열고 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통과시켰다.
정 총리 임명동의안은 이날 재적의원 290명 가운데 177명이 참석한 가운데 실시된 무기명 비밀투표에서 찬성 164 , 반대 9, 기권 3, 무효 1표로 가결됐다.
이에 따라 정 총리는 한승수 총리에 이어 이명박 정부 2대 총리로 공식 취임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3일 정 총리를 지명한 지 25일 만에 이뤄진 이날 표결에서 한나라당은 당론으로 찬성 표결에 임했다.
반면 청문경과보고서가 여야 합의없이 한나라당 단독으로 채택됐기 때문에 원천무효라며 총리 인준안 표결을 29일 본회의로 연기하자고 주장한 민주당,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 등 야당 의원들은 본회의에서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정 후보자에 대한 반대의사를 개진한 뒤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집단 퇴장했다.
충남 공주 출신으로, 서울대를 졸업한 정 총리는 대학 졸업후 한국은행에 잠시 근무하다 조순 전 서울시장의 권유로 미국 유학을 떠나 프린스턴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컬럼비아대학 교수로 재직하다 1978년부터 서울대에서 교수생활을 시작해 2002년 서울대 총장으로 선출됐다.
총리 인준안 표결에 앞서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등 야당은 정 총리 후보자의 인준 저지를 위한 공조에 나섰다.
민주당,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등 야5당은 28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정운찬 총리 후보자 인준을 반대하는 규탄대회를 열고 정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이날 오후 1시30분께부터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 하나둘씩 모여 든 야5당 의원 70여명은 정 후보자 인준 반대를 표명한 플래카드를 들고 인준 저지에 대한 결의를 다졌다.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는 모두 발언을 통해 "정 후보자가 한나라당의 강압과 일방적 처리에 의해 설령 총리가 된다 해도 결국 허수아비·방탕·식물 총리에 지나지 않을 게 분명하다"며 "스스로 자진 사퇴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영웅은 결점이 없고 완전무결하지만 지도자는 혹이 있다는 말이 있다"며 "골리앗을 물리친 다윗도 인간전 약점이 있었다. 현실 정치에서는 균형 감각을 유지하는 게 중요한 덕목"이라며 야당에 이해를 구했다.
인준안의 무난한 통과를 위해 지난 주말부터 소속의원 167명을 상대로 내부 표단속을 하고, 친박연대에 대해서도 협조를 구했던 한나라당은 본회의에서 앞서 의원총회를 열어 당의 입장을 재확인하고 결속을 다지는 등 인준안 처리를 위한 만반의 준비작업을 마쳤다.
한편, 이날 총리 인준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앞으로 정국경색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야당은 정 후보자 인준안 통과 후에도 정 후보자의 세종시 '원안수정 불가피' 발언과 도덕성을 문제 삼아 총공세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야당은 추석을 지나 내달 5일부터 열리는 국정감사에 사활을 건다는 예정이다. 더욱이 국정감사가 끝나자마자 10월 재보선이 열린다는 점에서 야당은 국감에서 각종 의혹을 잇따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주경제= 서영백 기자 inch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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