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캠퍼스) 고려대, 시대요구에 맞춘 '사회공헌' 활동
상아탑(象牙塔), 학술 및 연구 활동 초석, 인재육성의 산실, 시대의 양심.
대학을 표현하는 또 다른 이름들이다.
대학은 사회발전 및 순수학문 연구, 인재 교육이라는 명제 아래 항상 고요함을 유지했다.
실제로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대학은 우리 사회의 민주화를 위해 거리에서 민중가요를 부르며, 부정하게 세워진 국가 권력에 맞섰다.
또 농촌활동(농활)을 통해 자신들의 학업 때문에 생겨버린 농촌의 빈자리를 메꾸며 사회적 책임을 다했다.
또 냉전이 붕괴되고 이념 갈등이 불식되면서 '세계시민'으로서 이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우리에게 과제로 떨어졌다.
이제는 여느 선술집에 가도 '민주화'나 '마르크스' 보다는 '취업', '사회봉사', '국제화'에 대한 얘기가 많이 들린다.
이 같은 사회적 요구(Needs)의 변화에 대학도 과거와는 다른 모습으로 움직이고 있다.
도시사회화와 자본주의 고도화가 잉태한 소외된 사람들을 돕거나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한다. 또 국경을 넘어 부의 불균형과 낙후된 환경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도우며 세계시민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민족'을 표방하며 과거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던 고려대학교와 같은 전통의 명문 사학들이 앞장서고 있다.
고려대는 이기수 총장부터 앞장서 학생들의 사회봉사를 독려하고, 여러 인센티브를 부여해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이 총장은 지난 11일 편지를 한 통 받았다. 남태평양에 위치한 섬나라 피지의 오지마을 '나세비투'의 파올로 카이콜로(87) 족장으로부터다.
편지는 이 지역의 3만3000m²(약 1만평)에 달하는 임야를 고려대에 기증한다는 내용이었다.
지난 8월 8일부터 11일까지 이 총장을 비롯한 고려대 학생들로 구성된 사회봉사단이 이 지역에서 집짓기 봉사활동과 과학캠프, 문화활동을 펼친 것에 대한 답례다. 국내 대학이 해외에서 봉사활동에 나섰다가 '땅'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려대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오랜 기간 적극적으로 벌여온 해외 봉사활동이 만들어 낸 일'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고려대는 방학 때마다 학생들을 해외로 내보내는 국제 사회봉사 활동을 실시한다. 주로 동남아시아와 대학들과 연대해 파견 지역의 공고교육 개혁, 농촌개발, 학술기관 지배구조 등을 돕는다.
고려대의 해외 봉사활동은 총장 등 교직원들부터 학생들까지 모두 적극 환영하며 나서는 분위기다.
이 총장은 '글로벌 명품인재 양성'이라는 목표 아래 해외 봉사활동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 총장은 1학년 때부터 외국어 교육, 사회봉사활동, 산·학·연 인턴십을 적극 독려하고 있다. 세계사회의 이면과 실무를 모르면 진정한 글로벌 인재가 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또 사회봉사 및 체험학습을 정규화하기 위해 사회봉사단을 구성하고 다양하고 체계적인 봉사활동을 실시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인재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고려대는 또 지역 사회 봉사에도 적극적이다.
고려대는 지난 1월 서울복지재단과 업무협약(MOU)를 맺고 국내 대학 중에서는 처음으로 서울디딤돌 사업에 참여키로 했다.
서울디딤돌 사업은 지역의 중소자영업자나 기업·단체·시민 등이 현금 대신 자신의 업종과 재능을 나눔과 기부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서울시의 민간연계 복지 프로그램이다.
MOU 체결로 고려대 재학생들은 서울시내 저소득 아동과 청소년들을 위한 방과 후 학습지도에 나서고 있다.
지난 여름에는 143명의 학생들이 방과후 학습교사를 필요로 하는 서울시내 26개 복지관에 원정을 떠나기도 했다.
이 활동에 대한 만족도도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복지재단이 고려대생들의 자원봉사 활동에 대해 22개 복지관을 대상으로 모니터링한 결과, 21개 복지관이 '서비스 품질에 대해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고려대는 이 활동에 참여하는 학생들에게 봉사활동 학점을 부여하는 등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는 한편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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