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속 소형가전 '선전'

2009-09-27 17:47

경기 불황 속에서도 소형가전 제품의 판매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27일 홈플러스와 테크노마트, 전자업계에 따르면 9월 기준(1~24일)으로 가전제품 매출은 전월대비 0.3%포인트 상승한 -1.9%를 기록했다.

냉장고, TV 등 대형 가전의 매출이 3.2% 감소한 점을 감안하면 소형가전이 이달 매출 상승을 견인한 셈이다.

특히 신종인플루엔자의 기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환절기 시즌까지 겹치면서 웰빙가전 제품이 불티나게 팔렸다. 삼성전자의 초소형 개인용 제균기인 '바이러스닥터'의 경우 9월 판매량이 전월대비 200% 늘었다.

LG전자의 휘센 공기청정기는 신종플루가 본격적으로 이슈화된 8월 이후 20% 이상 판매가 증가했다. 9월 기준으로는 전년대비 30% 이상에 달한다.

청소기의 경우도 살균·소독 기능이 강화된 제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필립스 소닉케어는 지난 8월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49% 늘었으며, 살균기가 탑재된 HX6932 모델의 경우 이보다 2% 많은 51%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독일 가전업체인 밀레 역시 청소기 부문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23% 증가했다. 2200W의 강력한 모터와 미세먼지가 새어 나가지 않도록 강력청정 필터시스템을 갖춘 S5시리즈 진동청소기의 판매 증가가 매출 신장을 이끌었다.  

하태석 테크노마트 소형가전전문매장 사장은 "신종플루 대유행으로 집안에서 세균 번식을 줄일 수 있는 공기청정기, 살균기 등 소형 위생가전의 판매가 전년동월대비 1.5배 이상 증가했다"고 말했다.

시의적 이슈 외에 비교적 가격이 저렴해 경기 반영도가 크지 않은데다 대형가전에 비해 교체 주기가 짧다는 점도 소형가전 매출 상승을 부추겼다.

대우일렉의 냉장전용고는 전년대비 10% 이상 매출이 올랐다. 교원L&C의 웰스 미니 정수기와 필립스 면도기도 올 2분기 판매가 전분기 대비 각각 12% 성장했다.

쿠첸의 블랙빈 IH 압력밥솥(모델명: WHA-K1009G)은 지난해 11월 출시 이후 매월 5~10%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9월 기준으로는 월 3000대 가량 판매됐다.

요리·미용 등 취미용 제품의 인기도 한 몫했다는 분석이다.

필립스의 스탠다드 커피메이커는 2008년 기준 매출이 전년대비 8% 성장했다. 토스터기도 매출액이 매년 6.7% 증가하고 있다. 이밖에 믹서기와 오븐, 헤어스타일러도 판매가 급증하는 추세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경기 침체로 인해 구매를 미루고 있던 소비자가 최근 경기 호전을 보이면서 저렴한 소형 가전제품 위주의 소비를 늘린 것으로 보인다"며 "핵가족 및 싱글족의 확산, 나를 위해 돈을 아끼지 않는 이른바 포미(For Me)족의 대두로 소형가전 제품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변해정 기자 hjpyun@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