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성장과 열린 대화

2009-09-24 16:51

탄소(炭素, carbon)는 주기율표 14족에 속하는 원소로 생체분자의 기본요소로 사용되며 석탄과 석유의 주성분이다. 중고교시절 과학시간에 많이 배웠던 내용이다. 하지만 내용이 너무 어려워 영 공부하기가 싫었던 기억도 있다. 사실 지금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탄소는 인위적으로 카본블랙과 활성탄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활성탄은 식품공업에서 탈색, 흡착제로 사용되며 카본블랙은 인쇄기의 잉크를 비롯하여 타이어와 같은 고무에 사용된다. 우리 생활 곳곳에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탄소는 녹색식물에게도 없어서는 안될 존재이기도 하다. 뿌리에서 흡수한 물과 잎의 기공으로부터 흡수한 이산화탄소를 재료로 빛에 의해 포도당과 전분을 만든다. 광합성(光合成)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석탄이나 석유, 천연가스 등 이른바, 화석연료를 사용하면 불가피하게 탄소가 공기 중으로 방출되게 된다. 흔히 얘기하는 이산화탄소다. 대기권으로 풀려난 이산화탄소는 '온실효과'를 발생시키면서 지표면의 온도를 상승시키게 된다. 북극 얼음이 녹으면서 빙산이 있었던 곳이 바다가 되는 등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낙인찍히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세계 각국이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고민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명박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녹색성장도 바로 여기에서 비롯된다. 아직도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4대강 살리기 사업도 녹색성장 정책의 핵심 축이다. 정부는 4대강 살리기(정비)를 통해 해마다 되풀이 되는 홍수를 방지하면서 물을 확보하고 아울러 수질개선과 생태를 복원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또 이를 통해 강 중심의 지역 발전을 꾀하고 강과 인간이 공존하는 공간을 만들어가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일각에서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이 한반도 대운하를 위한 초석이라는 비난과 함께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오히려 자연을 파괴할 수 있다는 우려를 계속해서 제기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또 4대강 살리기사업이 일부 대기업 건설사를 위한 정책이라는 비난도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아주경제가 주최한 '뉴 글로벌경제 패러다임과 녹색성장 국가전략 심포지엄' 행사가 23일과 24일 이틀간에 걸쳐 정부관계자와 전문가, 업계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참가자 모두 나름대로의 논리와 필요성을 제기하며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눈길을 끌었던 것은 이날 주제발표로 나섰던 리쿤강 중국 홍수통제부본부장의 얘기다. 리 부본부장은 중국의 사례를 들며 홍수를 아무리 과학적으로 예측한다고 해도 예측 불가능한 대규모 홍수가 발생할 수 있다며 한국도 '홍수우회지역'을 설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또 사업 추진은 시기가 중요하다며 기회가 왔을 때 마무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사실 모두가 마음에 드는 정책은 불가능하다. 이념이나 성향 등 입맛이 각자 다를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정책이 마음에 들지않는다고 내팽개칠 수 없는 노릇이다. 일방적인 정책 추진도 문제지만 마음에 들지않는다고 무조건적인 반대도 안된다. 그래서 대화가 필요하다. 이번 심포지엄이 4대강살리기 사업 등 녹색성장 정책에 대해 서로 마음을 열고 허심탄회하게 얘기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아주경제= 김영배 기자 young@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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