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기업 CD발 이자폭탄에 '휘청'

2009-09-24 18:36

회복 조짐을 보이던 국민 경제가 이자폭탄을 맞고 휘청거리고 있다.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급등의 여파로 주택담보대출은 물론 신용대출과 기업대출 금리까지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CD금리가 단기적으로 2.85%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가시화할 경우 이자부담은 한층 가중될 수 있다.

◆ 고삐 풀린 대출금리

24일 현재 CD금리는 2.72%로 지난달 5일 이후 0.31%포인트 급등했다. 이에 따른 이자부담 증가 폭은 1조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는 당분간 CD금리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증시 호황으로 머니마켓펀드(MMF) 등 단기자금 규모가 줄어들면서 은행권의 CD 발행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유재호 키움증권 선임연구원은 "다음달까지 CD금리가 2.85%까지 오를 것으로 보인다"며 "기준금리까지 인상될 경우 인상폭은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호상 외환은행 연구원도 "10월 초까지 꾸준히 올라 2.80% 이상은 무난히 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CD금리에 연동된 각종 대출금리도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5.20~6.02%로 지난달 초보다 0.30% 가량 급등했다. 신한은행(4.80~5.90%)과 국민은행(4.60~6.20%)도 지난달 초와 비교하면 각각 0.29%와 0.23% 올랐다.

외환은행의 직장인 신용대출 상품인 '리더스론' 금리는 5.93~8.43%로 지난달 6일보다 0.71%포인트 올랐으며 한국씨티은행도 지난 16일 직장인 신용대출 기준금리를 최고 0.12%포인트 인상했다.

450조원에 육박하는 중소기업 대출 잔액 가운데 40% 가량이 CD금리에 연동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업들의 이자부담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다음달 초까지 CD금리가 0.15% 가량 더 오를 경우 가계 및 기업이 부담해야 할 이자는 1500억원 이상"이라며 "경기 회복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금융당국 선제적 관리 필요

전문가들은 대출금리가 급등할 경우 금융기관의 수익성 악화와 가계 부실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선제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최 연구위원은 "증시로 빠져 나가는 자금이 많다 보니 은행들이 CD 및 채권 발행을 늘리고 있지만 이는 자금조달 비용 상승을 가져온다"며 "금융권과 가계가 부실의 늪으로 빠지지 않도록 금융당국이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비중을 늘리는 방식으로 대출금리 상승세를 완화시키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CD금리에 연동된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은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고정금리형 대출은 6개월 이상의 금융채 금리에 연동하기 때문에 변동성이 크지 않다"며 "대출 만기를 연장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이재호 김유경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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