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레이더) 공격적 자산배분 전략에 고민이 필요한 시점

2009-09-15 14:46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

주식자산의 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얼마 전까지 선진 주식시장 대비 이머징 주식시장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것과는 달리 최근에 들어서는 선진 주식시장의 성과가 더 양호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 8월 MSCI지수 기준으로 이머징 주식시장이 0.5% 하락한 반면, 선진 주식시장은 3.9% 상승해 올해 들어 처음으로 선진 주식시장이 이머징 주식시장의 성과를 넘어섰다.

8월 들어서 유동성 축소우려가 불거지면서 중국 주식시장을 중심으로 이머징 주식시장의 상승세가 주춤해진 반면, 미국, 유럽을 중심으로 경기회복 기대감이 지속된 선진 주식시장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과를 나타낸 것이다.

채권 등의 안전자산은 지난 8월에도 여전히 부진한 성과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지속되고 있는 국고채 금리의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국고채 3년물 금리가 8월 중순 한때 4.6%를 넘어서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으며, 원자재 상품 중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가격의 경우는 지난 8월 소폭 하락했다.

지난 3월 이후 글로벌 주식시장이 별다른 조정없이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는 가운데, 최근 중국 주식시장의 하락을 계기로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 왔던 펀더멘털 대비 과도한 주가수준이 다소나마 조정을 거칠 가능성이 커진 시점이다.

그러나 하반기로 갈수록 이머징 국가에 이어 선진국을 중심으로 경기회복 신호가 뚜렷해 질 것으로 전망되고, 기업들의 이익 개선세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돼 전술적으로 주식자산을 굳이 축소할 필요까지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당분간은 주식과 채권의 자산비중을 그대로 유지한 채 시장흐름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채권자산비중 유지의 근거는 금리가 추세적인 상승세를 기저에 까는 가운데서도 당분간 출구전략에 대한 우려가 희석되며 박스권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국내외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진 것을 계기로 주식자산의 비중확대 전략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한 시점으로 보인다. 미국경기의 하반기 저점 통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경기 역시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어 주식자산의 투자여건이 여전히 양호한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들어 중국 주식시장의 조정은 분명한 부담요인이다. 그러나 향후 중국 내 유동성 축소우려가 완화되고, 미국의 소비지표 등의 경제지표가 호조세를 이어갈 경우 국내외 주식시장은 기본적으로 상승추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커 비중 축소를 통해 보수적으로 대응할 필요까지는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경기회복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업종 내에서는 경기민감 업종, 즉 은행업종을 비롯한 금융업종과 소재업종 등이 유망해 보이며, 인플레이션 헤지차원에서 에너지 업종에 대한 관심을 갖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해외시장은 선진시장의 경기회복 기대감이 지속되면서 전반적인 상승추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머징 시장의 경우 중국 상해시장이 유동성 축소우려 등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는 점을 감안해 중국 주식시장에 집중투자하기보다는 이머징 시장 전체에 분산투자함으로써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

국고채 금리는 9월 중 제한적인 상승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이 최근 들어 민간부문의 경제활동 정상화로 이어지고 있어 금리의 상승압력이 높은 상황이다. 여기에 여전히 높은 수준의 재고부담을 안고 있는 여타 국가에 비해 사상최저치 수준까지 하락한 국내의 재고수준과 금융시장의 지속적인 개선세를 고려할 경우 금리의 상승기조는 유효하다는 판단이다. 다만, 경기회복세가 지속되면서 스프레드 축소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신용등급 채권의 투자매력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것으로 판단된다.

글로벌 경기회복이 진행되면서 원자재에 대한 수요 역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돼 원자재가격의 상승기조는 여전히 유효해 보인다. 다만 선진국 경기개선 정도에 비해 일부 비철금속 가격이 급등한 점과 투기수요에 대한 규제 움직임이 커지고 있는 점은 부담스러운 요인이다. 향후 선진국의 경기개선 속도에 따라 원자재 투자비중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리츠자산의 경우 신흥국 상업부동산의 강세와 미국주택가격 회복세 등을 고려할 때 최근 수 개월간의 자산가격 상승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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