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구 전 회장 "재무구조개선 약정 일방적 강요가 진짜 해임 사유"  주장
- 금호아시아나 그룹 "어떤 이유를 들더라도 박 전회장 해임은 합법적" 반박

박찬구 전 금호아시아나 그룹 석유화학부분 회장이 지난 1일 한달 간의 침묵을 깨고 발표한 담화문에서 자신의 해임사유가 박삼구 명예회장의 재무구조개선 약정 강요라고 밝힘에 따라 이 문제가 금호아시아나 그룹 '형제의 난'의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박삼구 명예회장 측은 지난 7월 28일 박찬구 전 회장을 해임하면서 박 전회장이 그룹의 공동경영 원칙을 위반했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밝힌바 있다. 

그러나 박찬구 전 회장측은 1일 발표한 담화문에서 자신의 해임된 실질적인 이유가 재무구조개선에 대한 약정을 체결하라고 박삼구 명예회장의 강요를 거부했기 때문이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박 전 회장은 "당시 이사회가 거론한 '해임사유'는 '재무구조개선약정서 날인거부'와 '다른 대표이사의 인감 반환거부' 등인데 이는 일련의 위법행위로부터 주주 및 임직원을 보호하려고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특히 박 전 회장은 담화문에서 " ‘가족간 공동경영 합의 위반’을 국내 굴지 상장법인 대표이사의 해임사유로 들고 있는 것 자체가 ‘소액주주’들을 무시하는 행위"라며 "박삼구 명예회장이 재무구조개선 약정서 자체를 보여주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약정서에 서명할 것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회장이 이처럼 박삼구 명예회장측의 일방적인 재무구조개선 약정 체결 강요를 자신의 해임사유로 들고 나옴에 따라 향후 법정분쟁이 일어날 경우 양측의 쟁점이 공동경영원칙 위반에서 재무구조개선 약정 체결의 강요로 옮겨갈 것인지 주목된다.  
 
 금호아시아나 그룹 측은 이같은 박 전회장 측의 주장에 대해  "이사회에서 본인을 제외한 금호석유화학 이사 전원이 해임에 찬성했는데 법적 하자가 있다고 하는 건 말이 안된다"고  반박했다.

이와관련 금호아시아나그룹 고위 관계자는 "박삼구 명예 회장이 밝힌 박찬구 전 회장에 대한 해임 사유가 '재무구조개선약정서 날인거부', '다른 대표이사의 인감 반환거부' 등 외에도 공개되지 않은 몇 가지가 더 있다"며 "이미 공개된 두 가지 이유로도 충분한 해임사유가 되지 않는가"라고 말했다.  

즉 실질적으로 박찬구 전 회장의 공동경영 위반이 해임의 단초로 작용했다면 재무구조개선약정서 날인거부는 결정적인 사유로 작용했다는 것이 금호아시아나 그룹측의 주장이다. 

한편 재계의 전문가들은  양측이 박 전 회장의 해임 사유에 대해 서로 다른 의견을 내놓더라도 법정공방에서 박 전 회장이 이길 가능성이 낮다고 말한다. 

한 대기업 법무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사회에서 한 번 의결된 안건이 법적소송을 통해 뒤집힐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박 전 회장이 어떤 이유를 들더라도 한번 의결된 안건을 뒤집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이미경 기자 esit9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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