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파워' 허미정-안병훈 세계 그린 동반 정복
2009-08-31 14:46
‘코리안 영 파워’ 허미정(20.코오롱)과 안병훈(18)이 같은 날 프로와 아마 그린을 동반 정복하며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허미정은 3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세이프웨이 클래식에서 연장 두 번째 홀까지 가는 접전 끝에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한․중 ‘핑퐁 커플’로 유명한 안재형과 자오즈민의 아들 안병훈도 몇 시간 앞서 열린 제109회 US아마추어 골프대회 정상에 올라 이 대회 최연소 챔피언이 됐다.
선두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은 14번 홀(파3) 보기에 이어 15번홀(파5)에서도 2타를 잃으며 허미정과 미셸 레드먼(미국)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결국 승부는 3명이 벌이는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레드먼은 연장 첫 번째 홀에서 파를 놓치며 먼저 탈락했다.
허미정은 17번홀(파4)에서 치러진 두 번째 연장에서 티샷이 왼쪽러프에 떨어졌지만 세컨 샷을 홀 2m에 붙이며 승기를 잡았다.
페테르센은 세컨 샷을 홀 4m에 떨어뜨려 부담스런 거리를 남겨 두었다.
결국 페테르센의 퍼트는 홀 옆 10cm에 멈췄고 침착하게 친 허미정의 버디 퍼트는 홀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허미정은 "최근 국내대회에 출전하면서 샷이 많이 좋아졌다. 올 신인왕이 목표지만 지애(21.미래에셋) 언니가 너무 잘해 어려울 것 같다"며 "첫 우승을 했으니 남은 대회도 최선을 다 하겠다"고 우승소감을 밝혔다.
위성미(20.나이키골프)는 하루 동안 6타를 줄이는 맹타를 휘둘렀지만 2타가 부족해 이선화(23.CJ)와 공동 4위에 머물렀다.
안병훈은 미국 오클라호마주 털사의 서던힐스 골프장(파70.7093야드)에서 열린 US아마추어 골프대회 마지막 날 결승에서 벤 마틴(미국)을 무려 7홀 차 대승을 거두며 정상에 올랐다.
1991년 9월17일생인 안병훈은 만 17세11개월13일 만에 정상에 올라 지난해 뉴질랜드 교포 이진명(19.캘러웨이)이 세운 18세 1개월의 최연소 우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한국은 물론 아시아 국적 선수로는 처음 우승을 차지하는 기쁨을 함께 누렸다. 또 2010년에도 아마추어 신분을 유지하면 마스터스와 US오픈, 브리티시오픈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
지난달 17일 양용은(37.테일러메이드)의 미국프로골프(PGA) 메이저 대회 PGA챔피언십 우승에 이어 US아마추어 챔피언십까지 석권하면서 미국여자프로골프 뿐 아니라 남자대회의 '코리안 파워' 전망을 더욱 밝게 하고 있다.
특히 3주 전 열렸던 제109회 US여자아마추어선수권 송민영(20·미국명 제니퍼 송)의 우승에 이은 또 하나의 쾌거다. 세계 남녀 아마골프 최고 권위의 대회를 나란히 석권, 한국 골프의 미래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줬다.
US아마추어골프대회는 차세대 스타를 가리는 최고 권위의 대회다. ‘골프의 전설’ 아놀드 파머와 잭 니클로스도 리더보드에 이름을 올렸다. ‘황제’ 타이거 우즈는 94~96년 최초로 대회 3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안병훈은 7살 때부터 이번 대회 캐디를 맡은 아버지 안재형 대한항공 전 탁구감독을 따라 골프를 치기 시작했다. 중학교 2학년을 마친 2005년 미국 플로리다주 브레든턴으로 골프유학을 떠났다.
186㎝에 96㎏의 당당한 신체조건에 비거리가 300야드를 훌쩍 넘는 드라이브샷이 일품이다. 2010학년도에 UC버클리 대학에 진학할 예정이다. 윤용환 기자happyyh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