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대 그룹이 ‘소송몸살’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열에 여덟은 삼성그룹 관련 소송인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10대 그룹 계열 86개 계열사 소송 현황(반기보고서 기준)을 조사한 결과, 6월 말 현재 재판 진행 중인 소송건수는 모두 4670건으로 소송가액도 무려 5조8348억원에 달했다.

10대 그룹이 소송을 당한 건수는 3019건으로 전체 64.65%를 차지했고 소송을 낸 건수는 35.35%인 1651건으로 집계됐다.

소송가액도 피소가액이 4조3882억원으로 전체 75.21%나 됐다. 제소가액은 1조4466억원으로 24.79%에 그쳤다.

특히, 삼성그룹 관련 소송이 눈에 띄게 많았다. 

현재 삼성그룹 18개 계열사가 진행 중인 재판은 모두 3795건(피소 2397건, 제소 1398건)으로 소송 건수로만 따져볼 때 삼성그룹 관련 소송이 전체의 81.26%를 차지한다.

삼성그룹 관련 소송가액은 전체의 48.52%를 차지했다. 피소가액은 모두 2조5069억원으로 전체의 50% 수준이다. 이에 비해 제소가액은 3244억원으로 30%에 그쳤다.

이번 조사는 삼성전자가 특허 침해 혐의 등으로 해외 업체와 소송 중인 사건 가운데 소송가액이 확정되지 않은 사건은 제외돼 실제 삼성그룹 관련 소송 건수와 가액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유달리 삼성그룹 관련 소송이 많은 것은 삼성화재․삼성카드와 같은 금융계열사를 상대로 한 소액 소송이 많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 삼성을 상대로 한 피소가액이 10대 그룹 전체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것은 삼성자동차 채권단이 1조6000억원대 손해배상 소송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그룹 다음은 금호아시아나그룹(6개사)이 차지했다.

금호그룹은 282건(피소 211건, 제소 71건)으로 소송가액은 모두 1조3019억원(피소 3499억원, 제소 9521억원)을 기록, 삼성그룹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한진그룹(4개사) 역시 소송이 많은 화물 운송업 특성상 피소가 많았다. 단, 제소는 단 한 건도 없었다. 피소만 153건을 기록했고 소송가액은 3221억원을 기록해 다음을 기록했다.

이어 롯데그룹이 502억원에 달하는 139건 소송을 진행 중이며 LG그룹(114건, 4193억원), GS그룹(69건, 1018억원), SK그룹(53건, 5063억원), 두산그룹(29건, 20667억원), 현대자동차그룹(28건, 331억원), 현대중공업그룹(9건, 69억원) 순이다.

다만, 이번 조사는 현대차와 금호타이어를 제외한 결과로 삼성전자를 비롯 LG전자, LG디스플레이도 소송가액이 미확정된 사건은 공개하지 않아 실제 소송 건수와 가액은 훨씬 웃돌 것으로 보인다. 

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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