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총선 민주당 압승…54년만 정권교체

2009-08-31 07:56
출구조사 결과 민주당 300~330석 확보 예상

일본 총선에서 민주당이 반세기만에 정권교체에 성공했다. 일본에서 야당이 단독 과반 의석을 차지해 정권을 잡기는 2차대전 이후 처음이다.

일본 국민들이 54년간 일당 체제를 유지해온 자민당의 실정을 심판하고 민주당에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일본 주요 언론들은 30일 저녁 8시 이날 일본 전역에서 치러진 총선 종료시점에 맞춰 출구조사 결과를 잇따라 발표했다.

30일 NHK는 민주당이 300석 이상을 얻으면서 압승했다고 보도했다. 교도통신도 출구조사 결과 민주당이 300석 이상을 얻어 정권교체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NTV역시 민주당이 324석을 얻은 데 반해 자민당은 96석을 확보하는 데 그칠 것이라는 출구조사 결과를 내놨다.

공식적인 최종 개표 결과는 31일 새벽이 돼야 드러날 것으로 보이지만 민주당의 압승이 확정적이다.

이날 선거는 태풍의 영향으로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와 신종플루 감염 위험 속에 실시됐지만 투표 참여율은 지난 1990년 선거(73.31%) 이후 거의 20년만에 처음으로 70%대를 넘었다.

지난 18일∼28일까지 실시된 부재자 등 기일전 투표에서는 1094만4845명이 참여했다. 기일전 투표는 29일까지 진행된 만큼 최종 투표자는 1200만명을 넘었을 것으로 일본 총무성은 추정했다. 이 수치는 지난 2005년 총선 때보다 1.6배 가량 많은 것이다.

일본의 차기 정권을 결정하는 이날 선거는 오전 7시부터 저녁 8시까지 일본 전역 5만978개의 투표소에서 실시됐다.

이번 총선에서는 전국 소선거구 중의원 300명, 그리고 전국을 11개 권역으로 나눈 비례대표 180명 등 총 480명의 의원을 선출했다.

출마자는 총 1374명이며, 유권자는 1억434만4170명이었다.

선거에 앞서 실시된 각종 여론 조사에서는 제1야당인 민주당이 300석 이상의 의석을 얻을 것으로 예측됐다. 일각에서는 전체 의석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320석을 확보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반면 현재 300석을 차지하고 있는 자민당은 이번 선거에서 100석을 지켜내기도 어렵다는 관측 속에 전통적인 지지층과 조직표에 기대를 걸어 왔다.

하지만 경기침체와 양극화 심화 등으로 자민당에 대한 반감이 그 어느 때보다 커 자민당은 참패를 피하지 못했다.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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