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 하반기 실적 개선되나
2009-08-26 19:43
상반기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한 해운업계의 하반기 실적 전망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서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단 3분기 성수기 효과 및 컨테이너 운임 상승, 운항원가 절감 등을 이유로 낙관적인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반면 세계 물동량 증가에 핵심 축인 미국 경제지표가 불안정한 신호를 보이고 있어 하반기에도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바닥은 끝났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 현대상선 STX팬오션 대한해운 등 해운 '빅4'의 올 상반기 영업적자는 1조2000억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물동량 감소세의 지속과 운임하락 등이 이유로 꼽힌다.
업계는 하지만 지난 2분기를 최저점으로 보고 하반기에는 시황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선 컨테이너 부문이 전통적 성수기인 3분기에 들어 물동량이 증가하는 등 이른바 '성수기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중국 상해 컨테이너운임지수(CFFI)는 6주 연속 상승하는 등 지난 7일 기준 828.1포인트로 올해 최저점인 763.3포인트 대비, 8.5% 상승 반전했다.
지속적인 컨테이너 운임인상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유럽항로의 운임인상에 이어 이달에는 국내 컨테이너 선사들의 매출 중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미주노선의 추가운임인상도 예정돼있다.
이와 함께 선사들의 운항원가 절감 노력도 하반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STX팬오션의 경우 지난해 선대규모는 총 438척(5월 기준)이었지만 올해는 344척(7월 기준)을 운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STX팬오션의 운항원가 손익분기점이 크게 내려간 상황이다.
대형 해운선사 관계자는 "3분기에는 영업적자의 규모가 상당부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4분기에는 흑자로 전환되는 업체들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쎄… 아직은"
부정적인 전망도 만만치 않다. 세계 물동량의 가장 큰 축인 미국 경제가 회복돼야만 해운 시황이 근본적으로 살아나기 때문.
국내 대형선사들이 미국 경제를 가늠하는 대표적인 경제지표로 꼽는 것이 '주택경기지수'와 '실업률'이다.
이에 대해 김석동 농협경제연구소장은 "미국의 5월 주택가격 하락세가 진정되고 주택판매도 개선되고 있으나, 주택착공 실적은 7월 들어 다시 하락세로 전환됐다"며 민간수요 회복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미국 실업률도 9.4%를 기록, 지난 1983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향후 10%대로 상승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민간 수요 회복으로 인한 물동량 증가를 장담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또한 조선·해양 전문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올해 말 컨테이너 선복량은 작년대비 10.2%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선박 인도가 본격화되면 운임이 다시 하락할 수 있다.
조병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성수기 물동량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는 반면, 선박 인도는 하반기 이후 지연되고 있어 운임이 반등하고 있다"면서도 "성수기 이후 선박 인도가 본격화 될 경우 운임이 재차 하락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ironman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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