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후, "검색전쟁보단 시장 확대"…아랍권 최대 포털 인수

2009-08-26 18:55
요르단 기반 '막투브' 인수

   
 
막투브 바탕화면

야후가 아랍권 최대 인터넷포털을 인수하며 중동시장 진출 기반을 마련했다.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야후는 이날 요르단에 기반을 둔 인터넷포털 막투브(Maktoob.com)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지난 2000년 설립된 막투브는 뉴스와 금융정보 등의 콘텐츠와 무료 이메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월간 방문객은 중동 전역에 걸쳐 1650만명에 달한다.

인수와 관련한 구체적인 사항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소식통들은 막투브 인수가 지난 1월 캐롤 바츠 최고경영자(CEO) 취임 이래 최대 규모의 거래라고 전했다.

중동 광고시장에서 온라인 광고 비중은 아직 미미하지만 야후와 막투브는 중동 온라인 광고시장이 올해 30~40% 성장하는 등 잠재력이 상당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막투브 공동 설립자인 사미흐 투칸은 "출범 당시만 해도 중동에서 인터넷은 생소했지만 최근 성장세는 놀라울 정도"라며 "중동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이제 인터넷이 생활의 일부가 됐다"고 말했다.

중동의 인터넷 사용인구는 급격히 늘고 있다. 키이스 닐슨 야후 이머징마켓 수석 부사장은 "아랍어권 전체 인구가 3억2000만명인 데 비해 인터넷 사용자는 5000만명을 밑돌지만 증가세는 전 세계 평균을 크게 앞선다"고 말했다.

야후는 막투브 인수를 계기로 이메일 등 주요 서비스를 아랍어로 제공할 계획이다. 중동의 야후 이메일 사용자는 2000만여명으로 추산된다.

신문은 야후의 막투브 인수가 바츠 CEO의 결단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야후가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와 검색 부문 제휴를 맺기로 하자 시장에서는 인터넷 공룡 구글과 벌일 검색전쟁의 향방에 주목해왔다.

하지만 '마이크로후'가 구글과 전면전에 나서는 것은 무리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바츠 역시 구글과 맞서기보다 콘텐츠시장에 주력하며 시장을 확대하는 게 낫다는 판단을 내리게 됐다는 설명이다.

바츠는 최근 경기가 회복되는 동안 더 많은 광고 수익을 올리기 위해 야후의 방문객수를 늘리고 이들이 야후 사이트에 최대한 오래 머물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신문도 시장을 확대하려면 사용 언어를 늘려 이머징시장에 주력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이머징시장의 경우 온라인 광고시장이 좁아 단기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없지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다른 지역보다 확실히 큰 성장 여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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