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금리 인상 망설이는 이유는?
저축은행업계가 금리인상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일부 시중은행이 금리 인상 행진에 나서면서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은행권보다 낮은 '역전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저축은행 정기 예금 금리는 시중은행 평균 금리 보다 0.8%~1% 정도 높다.
고객들이 금리에 민감할 수 밖에 없어 저축은행은 수신고객 확보 차원에서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저축은행 업계는 현재 돈을 굴릴만한 마땅한 운용처가 없을 뿐더러 금리를 올릴 경우 이에 따른 이자 부담도 만만치 않아 신중한 입장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은행권 정기예금은 2년 만기와 3년 만기 상품이 연 5.0~ 5.5%대를 형성하고 있다.
솔로몬저축은행의 2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4.7%, 제일저축은행이 5.0%, 토마토저축은행이 4.8% 정도라는 것을 감안하면 은행권의 예금 금리가 높은 것이다.
대형 저축은행들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5.0% 수준으로 은행권보다 높지만 2~3년 만기 예금 금리의 역전으로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저축은행 중에는 현대스위스와 제일저축은행의 1년 만기 예금 금리가 5.0%, 솔로몬저축은행이 4.7%, 토마토저축은행이 4.8%을 나타내고 있다.
W저축은행이 얼마전 6.0%이라는 파격적인 금리를 제시했지만 이는 최근 영업을 확대하기 위한 일부 움직임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A저축은행 고위 관계자는 "저축은행 고객들은 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수신고객을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염려가 있긴 하지만 당장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 자체적인 진단"이라며 "과거 시중은행이 금리를 올리면 예외없이 저축은행의 금리도 올랐지만 지금은 조심스럽게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저축은행은 작년까지만 해도 하반기에 대출 영업을 확대하기 위해 금리를 높여 수신금액을 확보하는데 주력해왔다.
하지만 올해는 시중은행 금리 인상 행보에 보다 늦게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B저축은행 관계자는 "금리인상을 한다 하더라도 예년에 비해 상당히 반응이 늦을 것"이라며 "하반기 시중은행 결산과 맞물려 저축은행들이 영업 드라이브를 걸었으나 저금리 기조 및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마땅한 자금 운용처를 못 찾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솔직히 금리를 올리게 되면 그에 따른 이자 부담도 상당하다"며 "회사 내에서는 금리인상에 대한 대비 차원에서 검토하고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아주경제= 이미호 기자 miholee@aj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