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前대통령서거) 공식 빈소 찾은 박근혜 "고인 명복 빌어"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공식 빈소가 야외에 마련되는 것을 하늘도 아는 것일까.
20일 오전부터 궂었던 날씨가 공식 빈소가 차려지자 거짓말처럼 갰다.
이에 맞춰 일반 시민들뿐만 정치권, 해외 귀빈들이 고인의 명복을 위해 조문에 나섰다.
공식분향소 오른편에는 정세균 민주당 대표과 동교동계 인사들이 줄지어 조문객을 맞았다.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는 이날 오후 5시 27분 공식 분향소를 찾았다.
박 전 대표는 시종 굳게 다문 입으로 헌화한 후, 떠나는 길에 "깊이 애도하는 마음으로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짧막하게 심정을 밝혔다.
앞서 이상득 의원도 국회 공식분향소를 찾아 "나라를 위해 고생만 많이 하다가 가셨다"고 밝혔다.
김영삼(YS) 전 대통령 아들 김현철씨는 "아버지와의 관계는 아버지가 다 정리하셨다"며 우리나라 정치를 위해 애쓰셨는데 안타깝게 가셨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허융 중국 중공중앙서기처 서기와 리진쥔 장련부 부부장 정융화 주한중국대사 등을 비롯한 중국 대표단 8명도 고인의 명복을 위해 국회에 방문했다.
허융 서기는 외교통상부 초청으로 방한했다가 한나라당 원내대표를 만나기 전에 먼저 방문했다고 수행원가 전했다.
일반 시민들의 추모의 물결도 이어졌다.
날씨가 개이자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분향소를 찾는 이들이 크게 늘었다. 홀로 빈소를 찾았다가 안타까운 마음에 눈물을 훔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경기도 성남에서 친구와 함께온 문선희(39.여)씨는 "안타까운 마음에 급히 찾았다"며 "의지가 강하신 분이라 일어날 줄 알았는데..."라며 말을 맺지 못했다.
문 씨는 "고인 때문에 휠체어를 타고 몸이 아픈 아들(홍업)씨를 보니, 차라리 잘 돌아가셨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들 먼저 보내고는 더욱 마음이 아프셨을 테니"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나 공식빈소가 마련되는 데 시간이 빠듯한 탓인지 비소의 질서는 다소 혼란스러웠다.
시민들의 줄이 두 갈래로 나뉘어 엉키는 일도 있었으며, 진행자와 민주당 당직자는 행렬 정렬을 두고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계단에 줄이 그대로 조성돼 안전관리도 다소 부실해 보였다.
조문을 마친 시민들은 계단에 앉아 안타까운 마음을 추스리거나 방명록에 심경을 적었다.
장임원씨는 방명록에서 "자유, 인권, 평화의 꿈을 가진 위대한 현실지도자"라며 고인을 기억했다.
아주경제= 김종원 기자 jjong@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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