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발사 중지됐지만 우주개발 강국 도전은 계속
한국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I)가 자동발사 시퀸스 시스템의 기술적 문제로 발사가 중지됐다. 그러나 우주개발 강국으로 가는 도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과학 기술부는 이번 나로호 중지가 ‘발사 실패’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보고 있다.
발사가 예정 시간인 19일 오후 5시를 7분 56초 남겨놓은 상황에서 중단됐기 때문에 당분간 재발사를 시도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이날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를 찾은 한국 최초 우주인 이소연 씨는 “발사가 중지되거나 미뤄지는 것은 미국 등 해외에서도 흔히 일는 일”이라며 “현재 미국의 셔틀 발사도 몇 주 미뤄진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나로호는 발사 후 폭발되거나 우주 궤도 진입을 실패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실패 사례와는 구분된다.
과거 위성발사를 시도했던 국가들의 첫 발사 성공률은 27.2%에 불과하다. 옛 소련과 미국 등 11개국 가운데 세 나라만이 첫 번째 시도에서 성공했다.
위성발사 실패 원인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부분은 ‘추진시스템(66.2%)’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발사체 분리, 항공공학적 문제, 비행체 구조결함 순이다.
이번 나로호 발사 중지같은 사례는 외국에서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미국 최초의 위성발사체였던 뱅가드(Vanguard)는 1957년 12월 6일 발사 2초 만에 폭발했다. 폭발 원인은 노즐로부터 증기를 분출시켜 그 힘으로 물을 고압부로 보내는 장치인 인젝터와 탱크의 낮은 압력 때문이었다.
연소실의 고온가스가 인젝터를 통해 연료시스템으로 새어 들어가면서 사고가 났다.
유럽에서 제조한 ‘Ariane 5’는 1996년 6월 4일 첫 발사 36초 만에 내부 시스템 오류로 궤도를 급격히 이탈한 뒤 공중 분해됐다.
일본의 첫 우주발사체인 람다(Lambda)는 1966년 우주궤도 진입에 성공했다. 하지만 발사체 제어에 문제가 생겨 실패했다.
인도 최초 우주발사체인 ‘SLV’도 1979년 발사 시험에서 발사체 제어에 문제가 생겨 우주 진입을 하지 못했다.
중국은 ‘DF-4’ 탄도 미사일을 개량해 우주 발사체 ‘CZ-1’을 제작했다. 하지만 1969년 첫 발사시험에서 발사 69초만에 이상이 생겨 발사하지 못했다. 이 발사체는 그 후 총 4번의 발사를 시도했고 두 번을 실패했다.
특히 중국의 ‘CZ-3B’는 1996년 2월 14일 발사 뒤 22초 만에 지상에 추락해 인명 피해를 내기도 했다. 발사 후 곧 지상을 향해 경로를 이탈했다.
나로우주센터(고흥)= 아주경제 김은진 기자 happyny77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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